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 중 하나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5번가(Fifth Avenue)가 한 인도계 커플의 화려한 결혼식 행렬로 인해 일시 마비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닷새간 이어진 이들의 성대한 결혼 축제는 뉴욕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동시에 공공장소 점거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이번 결혼식의 주인공은 유전 상담사이자 이벤트 업체 대표인 팡크티 도시(33)와 내분비과 의사이자 발리우드 가수인 아비쉬 제인(30) 커플이다. 이들은 뉴욕 경찰(NYPD)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아 24일 5번가 일부 구간을 차단하고 인도 전통 혼례 행렬인 ‘바라트(Baraat)’를 거행했다.
길이 16m에 달하는 대형 차량에 탑승한 신랑·신부는 400여 명의 하객, 인도 전통 북인 ‘돌(Dhol)’ 연주자들과 함께 거리를 누볐다. 가수이기도 한 신랑이 직접 노래를 부르고 하객들이 춤을 추며 행진하자, 수많은 맨해튼 시민과 관광객들이 멈춰 서서 환호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로 인해 인근 교통이 완전히 통제되는 등 도로 전체가 거대한 파티장으로 변했다.
결혼식은 5일 동안 뉴욕의 랜드마크 곳곳에서 테마별로 열렸다. 첫날 클럽 행사를 시작으로 둘러데펠러 센터에서의 전통 의식, 셰익스피어 극장에서의 뮤지컬 공연, 그리고 라디오 시티 뮤직홀 옥상에서의 본식까지 화려하게 이어졌다. 신부 도시는 “이 결혼식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맨해튼에 보내는 우리의 연애 편지이자 문화적 움직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뉴욕과 같은 대도시의 공공장소를 개인 행사를 위해 차단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과 복잡한 허가 절차가 요구된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한 인도계 커플이 월스트리트 인근 도로를 차단하고 결혼 행진을 하기 위해 수만 달러를 지불한 사례가 있다.
현재 미국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들의 결혼식 영상을 두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쪽에서는 뉴욕이라는 다양성의 도시에서 펼쳐진 아름다운 문화적 교류라며 찬사를 보내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아무리 돈을 지불했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바쁜 도로를 개인을 위해 폐쇄해 시민들에게 교통 불편을 끼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