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K TALK

Desk Talk 564 –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견한 행복

이번 호 간판 코너인 다이닝 아웃을 취재하다가 뜻밖의 소확행을 하나 건졌습니다. 베트남 슈퍼마켓의 점심 코너입니다. 슈퍼마켓이란 보통 식재료나 생필품을 사러 가는 곳이지요. 그런데 그 안에 의외로 잘 발달한 구역이 하나 있더군요. 직장인을 겨냥한 점심 코너입니다. 배달로 시켜 먹으면 최소 10만 동은 나가는데, 여기서는 그 절반도 안 되는 4만 동으로 야채와 단백질, 탄수화물이 고루 갖춰진 한 끼가 해결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꿉(Coop) 슈퍼마켓을 권합니다. 베트남 사람들의 진짜 식생활이 그대로 보이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소박하게 끓인 국물, 돼지고기와 닭고기 조림, 나물처럼 무쳐낸 각종 야채. 생수까지 더해도 4만 동입니다. 매일 점심마다 이런 만족을 누린다는 사실이,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오래된 말을 새삼 실감하게 합니다. 이 슈퍼마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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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 Talk 563 – 버스에서 바라본 선진국의 조건

씬짜오베트남 563호를 준비하며 여러 취재를 했지만, 이번에는 호찌민시가 7월 1일부터 시행한 시내버스 무료화를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오토바이를 집에 두고 버스로만 다녀본 것이죠. 무료라는 점은 분명 편했습니다. 버스 이동 자체도 별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쾌적했습니다. 문제는 버스가 아니라 버스에 타기 전과 내린 후에 있었습니다. 먼저 정거장을 찾는 일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집 앞 안푸역만 해도 정거장이 세 곳인데, 구글맵이 없었다면 어디서 타야 할지 알 수 없었을 겁니다. 더 불편했던 것은 하차 이후였습니다. 목적지인 헬스장까지 걸어가는 길은 호찌민시에서도 인도 정비가 잘된 축에 속하는 도로였습니다. 그런데도 보도블록은 깨져 있고 오토바이는 불법 주차돼 있어, 직선으로 걷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더했습니다. 버스정거장은 도로 건너편, 직선거리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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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 Talk 562 – 2%의 베트남, 98%의 베트남

평일 저녁, 웅반킴 거리의 헬스장에서 운동을 마치고 나오면 저는 늘 잠깐 멈춰 서게 됩니다. 인도라는 게 따로 없는 길 위로 오토바이가 쏟아지고, 대학가인 응웬지아찌 거리와 맞물린 상점들이 자영업의 메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정신없이 펼쳐집니다. 박호아싼, 킹푸드, 사트라마트… 외국인들이 찾는 탑마트는 그림자도 없고, 외국계 마트라곤 고밥의 이마트가 그나마 가장 가깝습니다. 저는 여기서 고기를 30만 동어치쯤 사 들고, 오토바이를 돌려 타오디엔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생각해 보면 저는 베트남에 살면서도 베트남에 산다고 말하기가 늘 조금 머뭇거려졌습니다. 일 때문에 이 나라와 부딪히는 일은 많지만, 일을 빼고 나면 제 베트남은 작은 아파트와 카페, 가끔의 술집으로 좁혀집니다. ‘아, 내가 베트남에 있었지’ 하고 새삼 깨닫는 순간이 의외로 드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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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 Talk 561 – 세로로 보는 세상

사람의 눈은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보다 익숙함에 기대는 경향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편집장 본인도 어느새 중년에 접어드는 나이가 되다 보니, 큰 변화를 마주할 때 관성에 의지하려는 마음이 점점 강해짐을 느낍니다. 문제는 이 관성입니다. 세상에는 관성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이미 검증되었거나 잘 작동하는 방식이라면, 그 틀 안에서 작은 개선은 시도하더라도 굳이 전체를 바꾸려 하지 않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그런 시스템이 굳어질수록 안으로만 시선이 향하게 되고, 어느새 세상의 흐름과는 멀어지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갈라파고스 현상입니다. 갈라파고스 현상이 무엇인지는 대부분 짐작하실 거라 생각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저희 씬짜오베트남도 2002년 창간 이래 여러 차례 디자인 변화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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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 Talk 560 – 쇠퇴의 조짐인가? 새로운 도약의 시작인가?

3달 사이에 박람회를 세 군데 다녀왔습니다. 커피, 교육, 그리고 이번엔 모빌리티였습니다. Con Trans 2026. 베트남에서 열린 모빌리티 박람회입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뭔가 이상했습니다. 부스의 80%가 중화권 기업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기업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자동차 부품이 기간산업인 나라에서, 주요 수출 대상국인 베트남의 모빌리티 박람회에서, 존재감조차 희미했습니다. 관계자에게 물어봤습니다. 대기업이 안 오면 중소기업도 못 온다는 구조적인 이야기, 베트남이 아직 메이저 시장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돌아왔습니다. 그 순간 20여 년 전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삼성이 닛케이 6대 전자기업의 총이익을 넘어섰다는 발표가 나던 그 무렵, 정상에 있던 그 나라 기업들은 슬그머니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신흥 시장 개척보다 기존 시장의 수익성을 따졌습니다. 작은 나라, 작은 시장은 관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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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talk 559 – 진정한 소프트파워란 무엇인가?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에듀케이션 베트남 2026 박람회를 다녀왔습니다. 스마트시티 박람회와 함께 열려서 처음엔 두 컨셉이 어울릴까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묘하게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교육도 이제 AI화되고 스마트화되면서 기술과 분리할 수 없는 영역이 된 겁니다. 전 세계에서 약 400여 개 업체가 참가했는데, 이런 것까지 교육과 연결되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 업체는 스마트 전등을 들고 나왔습니다. 빛을 조절해 아이들의 눈을 보호하고 학습 피로감을 줄인다는 이유로 교육 박람회에 참가한 겁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학교나 교재 판매를 넘어서, 교육과 연계된 소프트웨어와 전자 제품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제 눈길을 끈 건 따로 있었습니다. 영국, 호주, 독일, 핀란드 등 유럽 국가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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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 Talk 558 – 신도시와 시간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7군 푸미흥에 갈 일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곳과 시내 1군, 2군을 매일 오가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저는 주로 2군과 사무실이 있는 빈탄군 지역만 오가다가 7군을 한 주에 5번 이상 오가니 새롭게 보이는 게 많았습니다. 상권을 보고 관찰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안 유튜브 피식대학에서 풍자로 만든 ’05학번이즈히어’ 신도시 아재들이라는 영상 코너가 생각났습니다. 본 코너는 2005년에는 젊음의 허세를 부리면서 시간은 많이 지났는데 아직도 자신의 전성기를 생각하며 나이가 들어가는 시대에 적응하려고 하는 지금의 40대를 풍자하는 코미디입니다. 푸미흥을 보면서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2군이나 1군은 계획도시에 있는 것은 아니어서 쾌적성은 떨어지지만, 상점은 2020년에 대비해서 핫한 곳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호찌민시의 메트로가 들어오면서 그러한 변화에 대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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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Talk 557 – 타협과 커뮤니케이션

이번 호를 준비하는 데에도 상당한 이동과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특히 내밀한 베트남 고용 시장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취재에 집중했습니다. 취재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베트남 노동 시장 구조였습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부분과 베트남인이 선호하는 부분의 차이가 상당히 컸습니다. 우선 베트남의 노동 시장은 블루칼라 직종과 화이트칼라 직종의 취업 노선이 아예 다르게 설계되어 있다고 합니다. 사무직인 화이트칼라 직종에서는 온라인을 사용하는 게 당연하지만, 블루칼라 직종에서는 관리직이 아니면 온라인을 활용한 채용은 극히 적다고 합니다. 인터뷰에서 들었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베트남인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과 한국인이 생각하는 직장의 차이점이었습니다. 한국은 직장 문화에서 더 이상 회사 야유회, 심지어 회식도 많이 사라지고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좋은 직장의 기준이 건물을 가지고 있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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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talk 제556호 – 현장감각 그리고 취재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잡지에 변화를 주겠다고 일본 교도통신NNA 아시아의 사카베 테츠오 기자와 함께 최근 떠오르고 있는 2군 마스테리 타오디엔 아파트 뒷편 D9, D10, D11 거리를 취재했습니다. 한국 맛집이 즐비한 곳입니다. 일본 기자와 함께 취재하고, 그곳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을 인터뷰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상인들이 이 지역에 오게 된 이유를 들어보니 이민자들은 익숙한 곳에 자리 잡는다는 게 실감 났습니다. 한국인들이 익숙한 상권은 지하철역 근처에 있고, 걸어 다니면서 동시에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인데, 요즘 떠오른 2군의 D9, D10, D11 거리 상권이 바로 그 조건을 충족하는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인터뷰하신 분들마다 하시는 말이 위치였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걸어 다닌다는 점이었죠. 즉 이곳에 한국과 비슷한 상권을 지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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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Talk 555 – 3년 만의 변화를 그리며

씬짜오베트남에서 최근 있었던 가장 큰 일은 약 3년 전인 2023년입니다. 그 당시 이런저런 인력 변화가 있으면서 편집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당시 도입했던 편집 틀은 지금의 씬짜오베트남이 다시 살아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씬짜오베트남은 한 달에 두 번 발행되는 격주간지입니다. 자주 발행하는 편이니까 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2023년부터는 매달 첫 이슈는 비즈니스, 교육을 테마로 다가갔고, 매달 두 번째 이슈는 식도락과 스포츠, 건강을 주제로 하는 방식으로 지난 3년간 독자 여러분께 찾아갔습니다. 이제 다음 주 3월 둘째 이슈, 제556호부터는 여러분께 새로운 테마로 다가갈 예정입니다. 바로 라이프스타일 코너입니다. 본 코너는 기존의 식도락, 스포츠, 건강 테마를 포괄하면서 동시에 여행, 그리고 한국에서 새로 나온 신간 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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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 Talk 554 – 편집부의 솔직한 이야기

칼럼을 쓰는 것은 AI로 작성하는 기사와 다릅니다. 기사에는 틀이 있고 정보가 있지만, 칼럼에는 그런 게 없습니다. 백지에서 그림 그리기와 비슷한 과정입니다. 틀이 있어서 그 안에 색칠하는 기사 작성과는 결이 다릅니다. 잡지를 만드는 일은 칼럼과 기사가 섞여 엮여 있는 느낌입니다. 뉴스나 식당 리뷰, 인터뷰 같은 고정 기사들은 틀이 있지만, 상당히 많은 기사가 틀 없이 창조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 코너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데스크톡은 이번 호에 나오는 책의 의미를 독자분들께 소개하면서, 편집팀이 소통하는 얼마 안 되는 공간입니다. 칼럼도 아니지만 칼럼적인 성격이 없는 글도 아닙니다. 이런 글이다 보니 매주 쓰기 전에는 인간 삼라만상의 온갖 잡념이 생각나면서 창작의 고민과 더불어 나태함, 게으름, 귀찮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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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Talk 553 – 임기응변과 명절

이번 호를 작성하면서 조금 정신이 없었습니다. 구정이 다가오는 것도 있지만, 씬짜오베트남이 활자언론이다 보니 출판사를 통해 발행 전에 검사받아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는 무언가 달랐습니다. 출판사에서 금요일 오후 3시까지 디자인을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평소에는 4~5시쯤 제출했는데, 명절을 앞두고 연말송별식을 한다며 한두 시간 앞당긴 것입니다. 단 1~2시간.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루틴이 달라진다는 생각에 초조해졌습니다. 그 한 시간을 위해 평소 금요일에 하던 뉴스 기사를 목요일 오후에 마쳤습니다. 지금 이 글도 금요일이 아닌 목요일 저녁에 쓰고 있습니다. 일찍 작성하다 보니 깨달은 게 있습니다. 사람이 임기응변으로 대응한다는 게 생각보다 심리적으로 힘들다는 것입니다. 잡지 일은 대부분 사무 일이라 루틴대로 흘러갑니다. 그래서인지 그 루틴이 달라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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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talk – 좌절 속에서의 침착함

최근 인공암벽등반을 시작했습니다. 5미터 높이의 볼더링부터였죠. 안전하네스도 없이 오르는데,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아이들도 쉽게 올라가는 걸 보니 90년대 태권도장이 떠올랐습니다. 요즘 암벽등반 짐마다 아이들이 넘쳐나는 모습이 그때와 똑같았습니다. 볼더링이 익숙해지자 욕심이 생겼습니다. 이제 줄을 타고 10미터 이상 올라가 보고 싶었습니다. 시설 좋은 짐을 찾아가 도전에 나섰죠. 그리고 그곳에서 제대로 된 좌절을 맛봤습니다. 안전장비 착용부터 복잡했고, 높이 올라갈수록 팔이 터져나갈 것 같았습니다. 팔뚝에 쥐가 난 듯한 느낌이 계속됐습니다. 5미터 볼더링과는 차원이 달랐죠. 3번 하겠다던 계획은 2번 만에 포기했습니다. 내려오는 것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군대에서 배운 헬기 레펠처럼 벽을 타고 점프하며 내려오면 되는데, 엉덩이를 벽에 박기도 했습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머리로는 괜찮다는 걸 알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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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 Talk 551 – 한 방울의 물… 꾸준함이 만드는 변화

작년 이맘때, 위고비 다이어트를 시작하며 처음 헬스장 문을 열었습니다. ‘헬린이’라는 신조어가 딱 저를 위한 말 같았습니다. 말랑말랑했던 몸은 여전했고, 지방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막막함만 느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거울 속 제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거대했던 벽에 작은 구멍이 뚫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헬스 유튜버들은 멋진 말을 쏟아냅니다. “포기하지 마라”, “고통은 창조의 신호다” 같은 말들이죠. 하지만 1년을 보내며 깨달은 진실은 훨씬 평범했습니다. 그냥 습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게 전부였습니다. 턱걸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처음 철봉을 잡았을 때는 5초도 버티지 못했습니다. 몸을 끌어올리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죠. 그런 제가 지금은 연속으로 6개를 해냅니다. 서포트도 없이요. 몸이 변하니 욕심도 생겼습니다. 요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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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Talk 550 – 귀신과 강아지

2025년 한 해가 흘러갔습니다. 씬짜오베트남도 2002년 창간 기준으로 만 23세가 된 한 해였고, 숫자 ‘5’가 들어가서인지 2차대전 종전 80주년, 광복 80주년, 베트남 통일 50주년 등 의미 있는 해이기도 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감하며 ‘Review of the Year’ 기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기사 마감 막판까지 고민했고, 뉴스를 선정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지난해 방식과 비슷하게 작성하니 의외로 수월했습니다. 제 자신의 시간이면서도, 정작 그해의 중요한 사건 대부분은 저의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남의 일이다 보니 객관적으로 정리하기가 쉬웠습니다. 그런데 정작 제 자신이 2025년에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고 표현하는 것은 꽤나 어려웠습니다. 문득 책에서 보았던 속담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기 쉬운 것은 귀신, 가장 그리기 어려운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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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 Talk 549 – 12월, 달력이 들려주는 이야기

다사다난했던 2025년이 거의 지나가고, 이제 1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문득 한 해가 저물어간다는 생각에 12월을 뜻하는 ‘December’의 어원이 궁금해졌습니다. 찾아보니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서양력의 기본인 로마 달력에서 12월은 본래 없던 달이었다고 합니다. 고대 로마에서도 봄을 한 해의 시작으로 봤기에, 봄에 시작하는 첫 달부터 가을에 해당하는 열 번째 달까지만 이름이 있었고, 겨울의 두 달에는 원래 이름이 없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나머지 두 달에도 이름을 붙이면서, 그 두 달을 일 년의 첫 번째와 두 번째 달로 정했습니다. 1월(January)과 2월(February)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두 달이 나중에 일 년 중 가장 앞자리로 오면서 기존 달들이 두 칸씩 뒤로 밀렸고, 추운 겨울에 새해를 시작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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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talk 548 – ‘쉬워진 창조, 다음 도약을 위한 준비’

모든 창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AI의 등장으로 그 과정이 어느 정도 쉬워진 것도 사실입니다. 2주에 한 번씩 발행되는 격주지인 씬짜오베트남에게 콘텐츠 작성은 늘 큰 부담이었습니다. 한 주는 시사, 다른 주는 음식과 스포츠로 나누는 틀을 만들어 어떤 콘텐츠를 다룰지 정리하는 부담은 줄었지만, 정작 글을 쓰는 일은 여전히 과제였습니다. AI 이전 시대에 2주 안에 모든 콘텐츠를 완성하는 일은 전쟁에 가까웠습니다.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습니다. 더 이상 전쟁은 아니지만, AI는 완벽하지 않기에 새로운 과제가 생겼습니다. 사실과 맞지 않는 내용이나 오타를 찾아내는 일이 새로운 숙제가 된 것입니다. 결국 콘텐츠의 질은 기자가 AI를 얼마나 잘 통제하느냐에 달렸습니다. 글 쓰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줄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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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talk 547 – Ice Break – 얼음을 깨라!

‘아이스브레이킹(Ice Breaking)’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먹한 분위기를 깨트리는 행위, 우리말로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의미죠. 이 말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도 자주 쓰입니다.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려면 자기 자신이 가진 한계와 편견, 그리고 익숙한 지식의 경계를 넓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씬짜오베트남은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주업무지만, 사실 쳇바퀴 굴러가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 틀과 관례에 갇히기 쉽습니다. 최근 편집 과정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기사에 사용할 사진이 부족해 디자인이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인터뷰 기사에 AI 생성 이미지를 적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스스로의 관례를 깬 일종의 아이스브레이킹이었지만, 불확실한 미래로 들어선다는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이번 호를 제작하며 또 하나의 아이스브레이킹에 도전했습니다. 바로 동영상 제작입니다. 유튜브와 편집 소프트웨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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