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제 금값이 지정학적 갈등 고조나 유가 상승 등 호재성 변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하락하는 등 이른바 ‘역논리’ 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스크 요인이 이미 가격에 선반영된 가운데, 금리 및 환율 압박으로 인한 가격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1일 베트남 재무·비즈니스 채널에 출연한 응우옌 민 뚜안 AFA 캐피털 대표는 세계금협회(WGC) 모델을 인용해 금값 분석의 핵심 변수가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뚜안 대표는 “최근 중동 분쟁 격화와 유가 상승에도 금값이 하락한 것은 시장이 이미 리스크를 가격에 ‘선반영’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지정학적 위험보다 금리, 환율, 자금 흐름이 가격을 주도하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특히 유가와 금값의 상관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10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단기적으로 유가와 금값은 역행하는 경향이 있다.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고, 이는 이자가 없는 자산인 금의 매력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시나리오에 따르면 유가가 2026년 배럴당 100달러를 유지할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금 보유 비용 증가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WGC 모델은 금값이 2024~2025년 연 20% 이상의 급등세를 보인 뒤 2026년에는 약 5%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2027년에는 평균 5.7%(최대 10.1% 하락)의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몇 년간 금을 대거 사들였던 각국 중앙은행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과도 궤를 같이한다.
베트남 국내 금 시장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현재 베트남 국내 금값은 국제 시세보다 테일당 1,700만~2,000만 동(약 10% 이상) 높게 형성되어 있다. 과거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는 이 격차가 200만~500만 동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뚜안 대표는 베트남 투자자들이 ‘이중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시세가 하락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국내외 가격 격차(프리미엄)까지 좁혀질 경우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단기적으로 신규 매수를 멈추고 가격 조정기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금이 연 5% 내외의 수익률을 주는 자산 배분 수단이지만, 지금은 높은 진입 가격과 금리 변수를 신중히 고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