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의 이른바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도심 주요 상권에서 점포 반납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개월째 임차인을 찾지 못한 채 문을 닫아건 점포들이 늘어나면서 하노이 부동산 시장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30일 현지 매체 띠엔퐁(Tien Phong) 보도에 따르면 낌마(Kim Ma), 쭈아복(Chua Boc), 싸단(Xa Dan), 팜응옥탁(Pham Ngoc Thach) 등 하노이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 곳곳에서 ‘임대 문의’, ‘사업 양도’, ‘점포 정리’ 문구가 적힌 표지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때 한 달 임대료가 수천만 동에서 억대 동에 달하던 이들 지역은 현재 활기를 잃고 적막감마저 흐르고 있다.
낌마 거리에서 6년간 의류 매장을 운영하다 최근 점포를 뺀 응우옌 한 씨는 “25㎡ 남짓한 작은 매장의 월세가 3,000만 동(약 160만 원)에 달하는데, 반년 전부터 매출이 급감해 인건비와 전기세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고 털어놨다. 집주인이 임대료 15% 감면을 제시하며 붙잡았지만,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밧동산(Batdongsan.com)의 자료에 따르면 하노이 주요 거리의 평균 임대료는 2025년 정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깟린(Cat Linh) 거리가 37%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낌마(32%), 부이티쑤언(28%), 쭝호아(23%), 오쪼즈어(1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깟린 거리의 경우 메트로 공사로 인한 펜스 설치가 영업에 지장을 주면서 임대료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급성장을 꼽는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 평가 연구소의 쩐 쑤언 르엉 부소장은 “높은 임대료와 부대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판매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한 하노이시 당국이 보도 점유 및 질서 위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도심 요지에 위치하더라도 면적이 좁고 주차 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점포는 임차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들이 수익성 악화로 인해 규모를 줄이거나 임대료가 저렴한 골목 안쪽, 혹은 온라인 시장으로 거점을 옮기면서 하노이의 전통적인 ‘길거리 상권’이 대대적인 구조조정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