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이민 통제 강화 1년을 맞아 미국 사회 곳곳에서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30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루이지애나(Louisiana)주 건설업체들은 목수를 구하지 못하고, 웨스트버지니아(West Virginia)주 병원들은 해외 출신 의사·간호사를 잃었다. 멤피스(Memphis)의 어린이 축구리그는 이민자 자녀들이 나오지 않아 선수가 모자란다.
미국이 국경을 봉쇄하고 합법 입국 경로를 조이면서 비자 수수료가 급등했고 난민 수용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유학생도 급감했다. 행정부는 트럼프가 2기 취임한 뒤 60만명 이상을 추방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는 현 정책 아래 미국 순이민자가 연간 45만명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 때 200만∼300만명에서 크게 줄었다.
백악관 관리들은 1920년 의회가 대부분의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순이민을 제로로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이민 봉쇄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당시 정책으로 해외 출생 미국 인구 비율은 1970년 사상 최저인 4.7%까지 떨어졌다.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 트럼프 수석고문은 이민 없던 그 수십년 동안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이 됐다고 자랑했다.
1920년대 변호사이자 우생학자 매디슨 그랜트(Madison Grant)는 외국이 미국의 개방 정책을 악용해 “감옥과 정신병원의 쓰레기”를 보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도 소말리아(Somalia), 아이티(Haiti),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 이민자들을 “쓰레기장”에서 왔다고 묘사한다.
1924년 이민 제한으로 일부 지역에서 미국 노동자 임금이 올랐지만 단기 현상이었다. 사업주들이 멕시코·캐나다에서 노동자를 고용하거나 자동화로 전환했다.
현재 주택 건설이 정체된 가운데 건설업 임금이 올랐다. 시카고(Chicago) 지역 조경업체 책임자 킴 하트만(Kim Hartmann)은 봄이 오면 업계 인력이 10∼20% 줄어들 것이라며 임금을 올려야 해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는 현재 간호사 자리의 5분의 1이 비어 있다. 대부분 지역보다 나이 많고 질병 많은 인구를 가진 주다. 의사의 3분의 1이 해외 의대를 졸업했는데 이민 정책 강화로 충원이 어려워졌다. 밴달리아 헬스(Vandalia Health) 부사장 데이비드 골드버그(David Goldberg)는 “비자를 받지 못할까 걱정한 심장내과 의사 2명을 잃었다”고 말했다.
일부 농작물은 기계로 수확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1970년대 이민 노동 비율이 낮을 때 파같은 일부 농산물이 미국 매대에서 사라지거나 더 높은 가격에 수입해야 했다.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주에서 낙농장을 운영하는 루크 브루베이커(Luke Brubaker)는 대부분 멕시코 출신 이민 노동자 10명 이상에 의존하는데 이들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남동부 그리스 레스토랑 체인 타지키스(Taziki’s) CEO 댄 심슨(Dan Simpson)은 올해 초부터 설거지·요리사에서 관리자까지 꾸준히 일손을 잃고 있다며 “미국 브랜드를 훼손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2022년 연구에 따르면 1930년대 초 멕시코인 추방으로 농업·건설·제조업이 타격을 입어 규모를 축소하면서 토착 노동자의 실업률이 올라가고 임금이 떨어졌다. 예일대(Yale) 경제학 교수 레아 부스탄(Leah Boustan)은 “사업주들이 다른 노동자를 고용하거나 기계에 투자할 수 있다”며 “현지인을 고용할 거란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초당파 연구기관 이민정책연구소(Immigration Policy Institute)에 따르면 2018∼2022년 합법 이민자의 거의 절반이 대졸 학위를 갖고 있었다. 이민자들은 미국 시민보다 사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올해 포천(Fortune) 500대 기업의 거의 50%가 이민자나 그 자녀가 세웠다.
전액 등록금을 내는 유학생들이 많은 미국 대학의 신규 프로그램과 기본 경비를 지원했는데 유학생 등록이 줄면서 예산 부족에 직면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Wharton School) 교수는 “경제가 더 작아지고 덜 역동적이며 덜 다양해졌다”고 논평했다.
장기적으로 낮은 이민율은 돌봄이 필요한 고령 인구는 늘어나는데 서비스를 제공할 노동자는 줄어드는 추세와 충돌할 것이다. 플로리다(Florida)주 보카 래턴(Boca Raton)의 요양원 시나이 레지던스(Sinai Residences) 직원 절반이 이민자인데, 쿠바(Cuba)·아이티·베네수엘라(Venezuela) 출신 직원 38명이 떠나야 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CEO 레이첼 블룸버그(Rachel Blumberg)는 “내 최고 직원들”이라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Lancaster)카운티는 미얀마(Myanmar), 콩고(Congo), 네팔(Nepal) 출신 이민자들 덕분에 인구가 늘고 있다. 차드(Chad) 난민 부모 밑에서 자란 아메드 아메드(Ahmed Ahmed·31)는 현재 지역 호텔 매니저이자 시의회 의원이다. 그는 함께 일했던 이민자들이 취업 허가 만료로 딜레마에 빠진 걸 걱정하며 “이건 첫해일 뿐이다. 미래는 어떻게 될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