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0월 말 대규모 산사태가 덮친 다낭시 아브엉(A Vương)사 아떼엡(A Têếp) 마을이 반년 만에 일상을 되찾고 있다. 토사에 파묻혔던 자리 인근에 재정착촌이 들어서면서다.
아떼엡 재정착촌에는 콘크리트 도로가 깔리고 새 주택들이 들어섰다. 반년여 전만 해도 이곳은 재해를 피해 나온 주민들을 받기 위해 임시 천막을 급히 세운 빈터였다. 멀리 보이는 아뜨엉(A Tường) 언덕에는 마을 전체를 긴장시켰던 균열이 자라난 초목에 서서히 덮이고 있다.
산사태의 전조는 2025년 10월 말 나타났다. 여러 날 폭우가 이어진 뒤 아뜨엉 언덕 비탈에 긴 균열이 갑자기 생겼다. 처음에는 손이 들어갈 정도의 작은 틈이었으나 날이 갈수록, 시간이 갈수록 벌어졌다. 비가 쏟아질 때마다 땅속에서 갈라지는 소리가 났다. 마을 노인들은 이토록 무서운 징후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아브엉사 간부들이 현장을 계속 살폈고, 전문 기관은 산사태 위험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각 가구는 멀지 않은 곳에 이미 계획돼 있던 재정착촌으로 옮기도록 설득됐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꺼뚜(Cơ Tu)족에게 집은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 조상이 일군 곳이자 가문의 혼이 깃든 곳이며, 징과 항아리, 놋솥이 대대로 전해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일부 주민은 옷 몇 벌과 신분증만 겨우 챙겨 나왔고, 일부는 오래된 징이나 귀한 항아리, 여러 세대에 걸쳐 부엌 연기에 그을린 놋솥을 기어이 들고 나왔다. 하룻밤 만에 남겨둔 것들이 산과 함께 영원히 땅속에 묻힐 줄은 아무도 몰랐다.
81세인 블링 뜨엄(Bling Tươm) 촌장은 2025년 10월 28일 아침을 또렷이 기억한다. 당시 주민들은 이미 재정착촌으로 옮겨 임시 거처에서 지내고 있었다. 집은 아직 다 짓지 못해 사람들이 천막 안에 몸을 부대끼던 때, 아뜨엉 언덕 쪽에서 둔중한 굉음이 울렸다.
뜨엄 촌장은 “높은 곳에서 흙과 돌이 거대한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며 집과 나무, 남아 있던 모든 것을 쓸어갔다”며 “평생 여기서 살았지만 이렇게 큰 산사태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수십 년 밭일을 하며 지은 그의 목조 주택도 사라졌다. 그 집에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징과 오래된 항아리 등 값을 매길 수 없는 가보가 있었다. 그는 “무척 아깝다. 집은 잃어도 다시 지을 수 있고, 사람이 있으면 재산도 있다”며 “다만 조상이 남긴 보물을 제때 가져 나오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산사태로 주택 11채가 완전히 사라졌고 학교와 도로를 비롯한 여러 공공시설이 토사에 묻혔다. 그러나 주민 가운데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위험을 일찍 발견하고 당국이 끈질기게 대피를 설득해 제때 옮긴 것이 마을 전체의 생명을 지켰다.
재해 이후 아떼엡 주민들에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된 것은 ‘꽝쭝 작전(Chiến dịch Quang Trung)’이었다. 아떼엡 재정착촌은 산속의 공사장이 됐다. 자재를 실은 차량이 줄지어 산을 넘었고, 군인과 경찰, 민병대가 주민과 함께 새집을 한 채씩 지어 올렸다.
오래지 않아 집을 잃은 11가구 모두 새 거처를 얻었다. 새집에서 맞은 첫 설(뗏)에 주민들은 한밤중 빗소리에 놀라 땅이 또 무너질까 걱정하거나, 우기마다 온 가족이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일을 겪지 않았다.
뜨엄 촌장의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아 보 호아이(A Vô Hoài·35) 씨가 마당 앞 울타리를 다시 세우고 있었다. 그는 아뜨엉 언덕을 가리키며 그곳에 오랫동안 가족의 옛집이 서 있었지만 지금은 흙과 돌만 남았다고 했다.
호아이 씨는 “산이 갈라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모두 걱정했지만 이렇게 큰 산사태가 날 줄은 몰랐다”며 “다행히 당국이 일찍 대피를 권해 온 가족이 무사했다. 집을 다 잃은 것은 쓰라리지만 사람이 남으면 다시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새집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는 호찌민 주석의 제단이 놓였고, 그 옆에는 재해가 닥치기 전 다행히 챙겨 나온 항아리들이 있다. 벽에는 자녀들이 받은 상장이 액자에 담겨 걸렸다. 그는 “예전에는 집이 좁아 걸고 싶어도 자리가 없었다”며 “이제 좋은 새집이 생겼으니 아이들이 보고 공부에 힘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이제 콘크리트 길에서 뛰어논다. 비가 내려도 부모들은 집 뒤편 산이 무너질까 마음 졸이지 않는다. 호아이 씨는 “새집이 더 튼튼하고 길도 편해졌다. 주민들이 서로 열심히 살아보자고 격려한다”며 “생활이 점점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브리우 꾸언(Briu Quân) 아브엉사 인민위원장은 재해 이후 지역의 최우선 과제가 주민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 생활을 조속히 안정시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각급 기관과 관련 부서, 기능 인력의 지원과 함께 지역은 모든 자원을 재정착촌 건설에 집중하고 생계를 지원하며 생산 활동을 단계적으로 회복시켰다.
현재까지 새 주택 30여 채가 완공됐다. 전기와 수도, 도로, 학교를 비롯한 필수 시설도 단계적으로 정비되고 있다.
꾸언 위원장은 “주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어렵지만 마을은 나날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이는 당국과 지원 인력의 협력, 그리고 무엇보다 아떼엡 주민 스스로 일어서려는 의지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