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산·수입 ‘조건부 사업’ 지위 유지… 저가·노후 차량 차단막 세운다

자동차 생산·수입 ‘조건부 사업’ 지위 유지… 저가·노후 차량 차단막 세운다

출처: Thanh Nien
날짜: 2026. 5. 23.

베트남 정부가 자동차 제조·조립 및 수입 업종을 ‘조건부 투자법인 승인 및 허가 대상(Kinh doanh có điều kiện)’으로 유지하기로 최종 결단했다. 이는 해외 낙후 기술이나 저가 자동차의 무분별한 국내 유입을 전면 차단하고, 초기 단계에 접어든 자국 자동차 산업과 전기차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 장벽’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10일 베트남 자동차 및 중공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7월 1일부터 효력을 발휘하는 새로운 결의문(제66.17/2026/NQ-CP)을 공표했다. 이번 결의문에 따라 베트남의 조건부 투자 업종 수는 기존 198개에서 142개로 대폭 축소됐으나, 재무부가 규제 완화 차원에서 건의했던 자동차 제조·조립·수입업의 조건부 지위 제외 안은 심사 끝에 최종 기각되고 존치가 확정됐다. 앞서 빈패스트(VinFast), 탄꽁(Thành Công), 타코(Thaco) 등 현지 대형 자동차 기업과 산업 전문가들은 재무부의 제외 제안에 대해 자국 산업 기반을 뿌리째 흔들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해 왔다.

학계와 연구 기관들은 정부의 이번 수호 조치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팜 쑤언 마이 전 호찌민 국립공과대학교 교통공학과 과장은 “약 10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베트남 자동차 산업은 자국 제조업 중 노동생산성이 가장 높은 핵심 축”이라며 “현재 베트남의 인구 1천 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가 63대에 불과해 동남아 지역 평균보다 훨씬 낮은 만큼 미래 성장 잠재력을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어벽이 필수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국립경제대학교(NEU) 부총장을 지낸 호앙 반 끄엉 박사 역시 1960년대 초반 자동차 산업이 전무했던 한국이 정책 금융, 관세 장벽, 부품 산업 육성을 통해 현대차의 포니를 탄생시키고 세계적인 자동차 강국으로 우뚝 선 역사적 경험과, 해외 자동차 기업 진출 시 50대 50 합작법인 설립을 강제해 기술을 내재화한 중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세제 혜택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강력한 기술적 보호막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번 결정은 수입차 시장의 문턱을 유지함으로써 국산 전기차 인프라의 붕괴를 막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전문가들은 만약 수입 여건을 무조건 개방했을 경우, 일부 단기 유통업자들이 충전소나 배터리 재활용 및 AS 등 표준 인프라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중국산 초저가 전기차나 구형 내연기관차를 무차별적으로 수입해 유통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결국 베트남의 친환경 전기차 마스터플랜을 교란하고 향후 심각한 환경적 폐기물 부담을 초래해 고스란히 소비자와 정부의 몫으로 돌아왔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베트남 중공업계는 작년 12월 킴롱모터(Kim Long Motor)가 자국 최초의 자동차 엔진 제조 공장을 준공하는 등 핵심 부품의 독자 생산 체계로 나아가는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독일 등 해외 자동차 기술 트렌드에 정통한 응우옌 민 동 전문가는 유럽의 경우 자동차업을 조건부 사업으로 묶지 않는 대신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차체 기술 표준과 배기가스 기준을 적용해 저품질 차량의 진입을 원천 봉쇄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선진국에 비해 기술 표준 장벽이 낮은 베트남 역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발전 단계에 맞추어 유로 6나 유로 7 수준의 엄격한 배기가스 기준과 고도화된 차량 안전 기준을 선제적으로 도입함으로써, 해외의 노후 저가 기술 차량이 베트남 시장을 쓰레기장 삼아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고 국내 제조사들이 조립 단계를 넘어 연구 개발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빠르게 도약할 수 있도록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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