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물류가 막히면서 아시아 전역의 화물선들이 선박용 연료유를 구하지 못해 발동동을 구르고 있다. 7일 로이터 통신과 에너지 분석업체 케플러(Kpler)에 따르면 중동발 연료유 공급이 끊기면서 세계 최대 급유 허브인 싱가포르의 선박 유가가 폭등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매달 약 370만 톤의 연료유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로 이 중 약 120만 톤이 아시아로 향한다. 하지만 지난주 분쟁 발생 이후 이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이 평상시 대비 90% 급감했다. 이로 인해 싱가포르의 고유황 연료유(HSFO) 가격은 일주일 만에 40% 이상 치솟았고 저유황 유가도 30% 넘게 올랐다.
현지 무역상들은 3월 하반기에 사용할 연료를 찾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전했다. 미국이나 멕시코 등 서구권에서 대체 물량을 가져오려 해도 선박 대여 비용이 너무 비싸 실효성이 없는 상태다. 러시아산 연료유는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가 여전하고 베네수엘라 물량은 서구권 시장에 묶여 있어 아시아까지 도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단일 통로에 글로벌 공급망이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었던 점이 이번 위기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내 정유 공장들도 중동산 원유 수급이 어려워지자 가동률을 낮추고 있어 선박용 연료 생산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는 약 300척의 유조선이 고립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운송 연료 부족은 단순히 배가 멈추는 것을 넘어 아시아발 글로벌 물류 비용의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연료비 상승분이 결국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어 아시아 각국의 인플레이션 압박을 더욱 가중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이란 측과 접촉해 해협 내 선박의 안전 통행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