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서양에서는 두 가지 음료가 빠지지 않는다.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뱅쇼(Mulled Wine)’와 달콤하고 부드러운 ‘에그노그(Eggnog)’다. 이 두 음료는 연말 파티와 가족 모임에서 따뜻함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상징적인 존재다.
2세기 로마에서 시작된 ‘뱅쇼’
음식 전문 매체 테이스트 아틀라스(Taste Atlas)에 따르면 뱅쇼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료로, 유럽의 가정 파티와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이 음료의 역사는 약 2세기경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인들은 유럽 원정 시 레드 와인을 향신료와 함께 데워 휴대하며 마셨고, 이것이 교역로를 따라 유럽 전역에 퍼졌다.
뱅쇼의 주재료는 레드 와인이다. 여기에 설탕을 넣어 달콤하게 만들고, 시나몬, 스타아니스(팔각), 정향, 오렌지, 레몬 등을 함께 끓인다. 일부 지역에서는 브랜디나 리큐어를 추가해 도수와 풍미를 높이기도 한다.
뱅쇼는 따뜻할 때 마셔야 제맛이다. 손잡이가 달린 도자기 머그잔이나 두꺼운 유리잔에 담아 화상을 방지한다. 잔 입구가 넓게 디자인된 것은 오렌지 슬라이스, 시나몬 스틱, 스타아니스 등 장식용 향신료에 방해받지 않고 음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뱅쇼는 메인 요리와 함께 제공되며,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18세기 미국서 탄생한 ‘에그노그’
에그노그는 18세기 말 미국에서 처음 기록됐으며, 1793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과 밀접하게 연결됐다. 이 음료의 기원은 중세 영국의 ‘포셋(Posset)’이라는 음료로 알려져 있다. ‘노그(Nog)’라는 이름은 와인을 담던 나무 손잡이 달린 작은 잔을 지칭하는 용어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테이스트 아틀라스에 따르면 에그노그의 기본 레시피는 생크림, 우유, 설탕, 달걀을 섞고 위스키나 럼을 넣는 것이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도 자신만의 에그노그 레시피를 갖고 있었는데, 브랜디, 호밀 위스키, 자메이카 럼을 혼합해 알코올 도수가 상당히 높았다고 전해진다.
가볍고 부드러운 질감을 내기 위해 바텐더들은 흰자를 거품 낸 머랭을 추가하기도 한다.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코코넛 크림, 코코넛 밀크, 연유, 럼, 각종 향신료를 넣어 더욱 풍성한 맛을 낸다. 유럽의 뱅쇼가 따뜻하게 즐기는 것과 달리, 미국인들은 에그노그를 차갑게 해서 디저트 음료처럼 마신다.
따뜻함 vs 달콤함… 크리스마스의 두 얼굴
뱅쇼와 에그노그는 성격이 다르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뱅쇼는 메인 요리와 어울리며 몸을 데우고 미각의 균형을 잡아주는 반면, 에그노그는 달콤하고 크리미해 디저트 음료로 제격이다. 이 두 음료가 함께하는 테이블이야말로 서양 크리스마스 파티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
탐 안 (출처: Taste Atlas, National Geographi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