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의 산림파괴방지법(EUDR) 시행이 다가오는 가운데 베트남 커피 수출업체들이 대응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정부 당국의 통일된 지침 공표가 늦어지면서 현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베트남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기업은 EUDR 적용까지 약 5개월, 중소기업(SME)은 약 11개월의 준비 기간을 남겨두고 있다. 기업들은 수출 차질을 막고 규제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와 지방정부 차원의 통일된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EUDR의 핵심은 생산 이력 추적성으로, 2020년 12월 20일 이후 산림이 파괴된 토지에서 재배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모든 경작지의 GPS 좌표와 디지털 지적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요구된다.
유기농 커피 업체 디오가닉커피(TheOrganiKcoffee)의 케빈 응우옌(Kevyn Nguyen) 창업자는 2027년부터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만 이미 지난 4월 유럽 파트너사들로부터 이행 로드맵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자사의 경우 자체 관리하는 2개 농장의 데이터베이스를 이미 보유하고 있어 대응이 수월하지만, 수백 수천 가구의 소농으로부터 원두를 매입하는 일반 수출기업들의 부담은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나폴리 커피(Napoli Coffee)의 응우옌 득 훙(Nguyễn Đức Hùng) 회장 겸 이사는 데이터가 확보된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이행 범위를 넓히는 한편, 규제 전환기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신규 시장 개척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훙 회장은 통일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야 농가와 협력해 공급망 초기 단계부터 좌표 지정 및 이력 추적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수출업체 역시 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닥락 2-9 수출입 유한회사(Simexco Daklak)의 타이 아인 투안(Thái Anh Tuấn) 총괄이사는 지난 15년 이상에 걸쳐 람동성 및 닥락성 일대 약 6만 농가를 연결하는 이력 추적 소프트웨어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나, 추적 기술 도입과 국제 인증, 데이터 시스템 유지에 막대한 자금이 지속해서 소요되어 금융권의 장기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농업 기술 기업 콜티바(Koltiva)의 푸르코누딘람다니(Furqonuddin Ramdhani) 제품 기술 이사는 EUDR을 시작으로 공급망 실사지침(CS3D),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 등 강화된 ESG 규제가 잇따를 것이라며, 이력 추적성이 베트남 커피의 EU 시장 입지를 좌우할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3년 EU가 채택한 EUDR은 2020년 12월 31일 이후 산림 파괴나 황폐화가 발생한 토지에서 생산된 커피, 카카오, 우육, 팜유, 대두, 고무, 목재 등 7개 주요 원자재 및 관련 파생 상품의 EU 시장 내 유통 및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