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전역에서 매일 유통되는 지폐는 단 한 곳에서만 만들어진다. 이른바 ‘국가인쇄공장(Nhà máy In tiền Quốc gia)’이 그 주인공으로, 지폐와 유가증권, 각종 특수 보안 인쇄물을 국가로부터 독점 위탁받아 생산하는 베트남 유일의 기관이다.
20여 년 전 베트남 정부가 면섬유 지폐에서 폴리머 지폐로의 전환을 결정했을 당시, 이는 국가 기술력과 생산 역량의 일대 전환점이었다. 내구성이 높고 현대적인 보안 요소가 다수 적용된 폴리머 지폐는 이후 수천만 국민의 지갑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정작 이 지폐들이 어떤 공정을 거쳐 탄생하는지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역사의 시작 — 1946년 Chi Nê 인쇄소
베트남의 지폐 인쇄 역사는 폴리머 시대보다 훨씬 앞선다. 프랑스 식민지에 맞선 항불 전쟁 초기, 베트남 민주공화국 정부는 Hòa Bình 구 Chi Nê 지역에 최초의 지폐 인쇄소를 건립했다. 이곳에서 이른바 ‘호 주석의 화폐(tiền Cụ Hồ)’가 인쇄되며 신생 국가의 재정을 뒷받침했다.
이 역사적 출발점을 기반으로 베트남 지폐 인쇄 산업은 단계적으로 발전해왔다. 다양한 현대적 보안 기술을 자체적으로 습득하며 성장한 끝에 오늘날의 국가인쇄공장이 탄생했다. 현재 이 공장은 지폐뿐 아니라 국가가 필요로 하는 각종 유가증권과 특수 보안 인쇄물 생산을 전담하고 있다.
베트남 지폐 생산 공정은 고도의 보안을 요구하는 특성상 외부에 거의 공개되지 않아 ‘베트남에서 가장 베일에 싸인 공장’ 중 하나로 꼽힌다. 수십 년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공장은 국내 화폐 주권 수호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