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전역을 뒤흔든 불법 윈도우 및 오피스 프로그램 무단 복제·사용 사건과 관련해 사법당국이 공급업체와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저작권 침해 행위와 관련해 베트남 형법상 형사 사건 공소 제기가 이루어진 것은 사법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푸토성 공안국 및 베트남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침해 혐의로 형사 사건 입건을 결정한 직후 수도 하노이와 푸토성 일대에 위치한 관련 기업 사무실 및 조립 공장 등 총 5개 거점에 대해 동시 다발적인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번 합동 단속에는 대규모 수사 인력이 동원됐으며 컴퓨터 소스 코드, 불법 정품 인증 툴, 거래 장부 등 범죄 혐의를 입증할 방대한 양의 디지털 증거와 서류가 확보됐다.
경찰 조사 결과 푸토성 농짱동에 위치한 송람 무역 서비스 유한회사의 대표 응우옌 띠 타인 후옌(45세)은 관내 기업과 주요 기관에 불법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컴퓨터 81대를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컴퓨터에는 정식 라이선스 없이 크랙(Crack), 불법 제품 키, 정품 인증 우회 프로그램(Activator) 등을 활용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인 윈도우와 사무용 프로그램인 오피스를 구동할 수 있도록 불법 세팅된 상태였다.
수사의 칼날은 교육계와 수도권 공급망으로까지 확대됐다. 경찰은 푸토성 내 한 교육기관에서 사용 중인 컴퓨터 350대 역시 조직적으로 설치된 불법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고 있던 사실을 적발했다. 해당 컴퓨터들은 하노이에 본사를 둔 아테나 베트남 정보시스템 주식회사와 텍솔루션 기술솔루션 유한회사가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당국은 이들 업체에 컴퓨터와 불법 우회 소프트웨어를 원천 공급한 핵심 배후로 탄종 미디어 컴퓨터 주식회사를 지목하고, 이 회사의 이사회 의장이자 법정 대리인인 라이 호앙 두엉(51세)의 집무실과 컴퓨터 조립 공장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해 피의자 신문을 진행했다.
사법당국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정품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컴퓨터 1대당 정품 윈도우 운영체제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패키지의 공정 거래 가격은 최소 400만 동에서 최대 900만 동 수준에 달한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불법 설치 컴퓨터 수량만 감안하더라도 저작권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입은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 규모가 수백억 동(한화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법조계와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베트남 정부의 지식재산권 보호 및 공정 무역 의지를 보여주는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행정처분이나 과태료 부과에 그쳤던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 관행에 대해 전격적인 형사 처벌 선례가 만들어짐에 따라, 향후 정품 인증 우회 툴을 사용하는 기업 및 조립 PC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규제 한파와 정품 전환 움직임이 일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