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정부가 흡연 인구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담배 없는 미래 세대를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10년 이후 출생자에게 평생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파격적인 ‘영구 금지법’ 도입을 추진한다. 영국이 통과시킨 초강력 보건 규제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성인 남성 흡연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베트남의 보건 지형을 통째로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23일 베트남 보건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보건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담배폐해방지법(Luật Phòng, chống tác hại của thuốc lá)’ 개정안 초안을 마련하고 법제화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 시 당국은 법안 작성을 대부분 마무리했으며, 오는 10월 열릴 제16대 국회 제2차 정기 회의에 상정하기 위한 정부 결의안을 준비 중이다.
보건부 산하 의료관리국 청사에서 지난 22일 열린 ‘세계 금연의 날(World No Tobacco Day)’ 기념 워크숍에서 쩐 띠 완 응옥(Tran Thi Van Ngoc) 의료관리국 사무부국장은 법안의 핵심 정책 패널티를 공개했다. 이번 개정안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됐다. 첫째는 최근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 중인 전자담배, 가열식 궐련형 담배 등 모든 신종 연초 제품의 제조, 매매, 운송, 광고, 후원, 사용을 전면 금지(Comprehensive ban)하는 것이다. 둘째는 일반 도소매 상점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담배 제품을 소비자의 눈에 보이게 ‘진열’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규정이다.
여기에 더해 보건부는 ‘2010년생 가이드라인’을 국회와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2010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베트남 시민에게는 성인이 되더라도 평생 담배 구매와 흡연 행위 자체를 원천 금지하겠다는 구상이다. 당국은 이 제도가 정착되면 베트남 역사상 단 한 번도 담배를 시작하지 않는 청소년 세대를 길러내고, 니코틴 중독률과 간접흡연 피해를 제로(0)에 가깝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부의 자체 정책 영향 평가 결과, 이 법안이 엄격히 집행될 경우 흡연율이 급감해 국가 의료 재정 지출이 대폭 절감되고 담배 유관 질환으로 인한 노동 생산성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담배 없는 세대(Smoke-free generation)’ 모델은 세계적인 보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뉴질랜드가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시도했다가 정권 교체 후 2024년 철회한 바 있으나, 영국이 올해 ‘2026 담배 및 전자담배 법안’을 전격 통과시켜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에 대한 담배 판매를 영구 불법화하며 세계 주요국들의 보건 정책 나침반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올해 금연의 날 주제를 “매력의 가면을 벗기다: 니코틴과 담배 중독에 맞서기”로 정하고, 신종 담배를 ‘현대적이고 덜 해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포장해 청소년을 유혹하는 담배 회사들의 교묘한 마케팅을 강력히 규탄한 바 있다.
의학 전문가들은 인간의 뇌가 만 25세 전후까지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청소년기와 청년기가 니코틴 중독에 가장 취약한 시기라고 지적한다. 현재 베트남의 성인 흡연 인구는 약 1,580만 명에 달하며, 특히 성인 남성 흡연율은 무려 41%에 육박해 전 세계에서 담배 소비량이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현지 보건 당국은 베트남에서 매년 약 10만 명이 직간접적 흡연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 폐 기능 저하, 암 등으로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베트남 정부는 이미 가파른 규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담배 판매 및 광고 행위가 금지되어 있으며 병원, 학교,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 내 흡연은 불법이다. 특히 지난 2024년 11월 국회 결의안 제173호가 통과됨에 따라 2025년 1월 1일부로 전자담배의 수입과 소지, 운송, 사용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아울러 자본적 압박을 통한 금연 유도 조치도 시행 중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발효된 개정 특별소비세법에 따라 현재 담배에는 75%의 높은 종가세율(가격 기준 세금)이 매겨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오는 2027년부터는 담배 한 갑당 2,000동(약 0.08달러)의 정량세(종량세)가 추가로 도입되며, 매년 세금을 인상해 오는 2031년에는 갑당 1만 동(약 0.38달러)의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강력한 조세 로드맵이 가동된다. 보건 당국은 이번 영구 금지법과 조세 징수 강화가 결합하면 고질적인 흡연율 감소와 국민 보건 안보 확보에 결정적인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