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대형 저비용항공사(LCC) 비엣젯항공(Vietjet Air)과 민간 항공사인 뱀부항공(Bamboo Airways)이 여름 휴가철 최성수기 진입을 불과 며칠 앞두고 위탁 수하물 운임을 최대 25% 기습 인상했다. 중동 전면전 여파로 아시아 지역 항공유 가격이 폭등세를 유지하면서, 항공사들이 늘어난 운영 원가 부담을 티켓 가격에 이어 수하물 등 부가 서비스 요금으로 대거 전가하고 나선 모양새다.
23일 베트남 항공업계와 주요 여행사, 발권 대리점 등에 따르면 비엣젯항공과 뱀부항공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비용 상승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월 20일 부로 위탁 수하물 가격 지침을 전격 개정하고 일제히 인상된 단가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번 조치로 양사 모두 노선과 무게별로 최소 15%에서 최대 25%에 달하는 인상폭을 기록했다.
비엣젯항공이 전국의 지정 발권 대리점에 시달린 신규 운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내선 기준 가장 이용 빈도가 높은 20kg짜리 위탁 수하물 요금은 기존 20만 동에서 25만 동(부가가치세 별도)으로 무려 25% 올랐다. 대형 짐을 부치는 승객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30kg 수하물은 기존 30만 동에서 36만 동으로, 40kg은 40만 동에서 48만 동으로 각각 20%씩 상향 조정됐다. 규격을 초과하는 오버사이즈(규격 초과) 수하물과 기내 휴대 수하물 추가 허용 한도 단가 역시 일제히 20% 안팎으로 올랐다.
글로벌 국제선 노선의 수하물 할증료 역시 가파르게 뛰었다.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행 노선의 20kg 위탁 수하물 단가는 기존 48만 동에서 58만 동으로 21% 인상됐으며, 홍콩·대만·중국 본토 노선의 경우 30kg 요금이 기존 88만 동에서 110만 동으로 인상됐다. 특히 호주 및 중동 등 장거리 노선의 50kg짜리 메가 수하물 요금은 기존 467만 동에서 무려 630만 동으로 수직 상승해 장기 체류 여행객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뱀부항공 역시 여름 휴가철과 설(뗏) 명절 등 이용객이 몰리는 고수요 성수기(peak seasons) 시즌에 맞춘 국내선 수하물 특별 할증 요금을 약 15%씩 인상했다. 뱀부항공 측은 개정된 여름 성수기 수하물 요금이 5월 20일부터 8월 15일까지, 그리고 가을 연휴인 8월 27일부터 9월 2일까지 일차적으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요금 표(부가가치세 포함)를 보면 10kg 수하물은 13만 동에서 15만 동으로, 20kg은 26만 동에서 30만 동으로 인상됐다. 30kg은 45만 동, 최고 무게인 60kg 요금은 기존 78만 동에서 90만 동으로 각각 조정됐다.
호찌민시에 위치한 대형 항공권 발권 대리점 관계자는 “최근 유가 압박을 견디지 못한 항공사들이 기본 항공권 운임을 올리는 것 외에도 위탁 수하물, 유료 좌석 지정, 기내식 판매 등 모든 부가 서비스 요금을 동시다발적으로 올리고 있다”라며 “과거 소비자들은 티켓 본체 가격만 비교하고 예약을 진행했지만, 이제는 수하물 규정 표를 꼼꼼히 따져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대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장기 해외 유학생들의 경우 편도당 수하물 값으로만 수백만 동의 추가 생돈을 쓰게 돼 체감 부담이 상당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베트남 항공청(CAAV)의 최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동 지역의 군사적 대치 국면이 수습되지 않으면서 아시아 해상 물류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시장의 Jet A1 항공유 가격은 한때 배럴당 214~216달러라는 사상 초유의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항공청 관계자는 “글로벌 항공유 가격의 상시적 변동성이 현지 항공사들의 핵심 영업 비용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라며 “에너지 리스크 완화 조치가 수반되지 않는 한 부가 서비스 요금 인상 흐름은 당분간 꺾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