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에 기반을 둔 불법 카지노 조직의 도박 수익금 수백억 동을 가상화폐(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로 바꿔 세탁해 온 베트남인 전문 돈세탁 조직이 공안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치밀한 유령 계좌 쪼개기 수법으로 추적을 피해 왔으며, 온라인 피싱 사기단의 장물 자금까지 대행 세탁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베트남 중부 하띤(Ha Tinh)성 공안청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최근 관내에서 암약하던 대규모 불법 자금 세탁 조직을 급습해 핵심 총책을 포함한 베트남 국적 피의자 7명을 전격 구속했다. 이들에게는 자금 세탁 및 마약류 불법 투약 조장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공안 조사 결과, 이번 사건의 주범인 레 비엣 찐(Le Viet Trinh·27)은 지난 2월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자 이름을 사용하는 정체불명의 인물로부터 은밀한 제안을 받았다. 자신을 캄보디아 소재 카지노 운영자라고 소개한 이 인물은 카지노에서 발생한 막대한 불법 도박 수익금의 출처를 감추기 위해 이를 가상화폐인 USDT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범행의 위법성을 인지했음에도 자본 이득을 노린 찐은 제안을 수락하고, 즉각 23세에서 36세 사이의 고향 선후배들을 가담시켜 전문 세탁 조직을 결성했다.
이들의 범행 수법은 고도로 분업화되어 있었다. 조직원들은 타인 명의나 위조 서류를 이용해 수많은 개인 은행 계좌를 개설했다. 이후 캄보디아 측으로부터 불법 자금이 입금되면, 중간책들이 여러 단계의 중간 대포통장으로 자금을 분산 송금해 거래 추적을 완전히 세척했다. 최종 단계에서 이 자금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USDT로 세전 환전되어 캄보디아 본책의 전자지갑으로 전송됐다. 이들은 자신들의 범행이 성공 가도를 달리자 SNS의 비밀 금융방에 ‘전문 세탁 서비스’ 광고까지 게재하며 세력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총책 찐은 하부 조직원들에게 단속 위험 수당을 포함해 매월 1,200만~1,700만 동(약 456~646달러)의 고정 급여를 지급했으며, 범죄 자금 수취에 사용된 대포통장 명의 제공 비용으로 계좌당 250만 동(약 95달러)의 인센티브를 별도 책정했다. 이 조직은 지난 3개월간 총 500억 동(약 190만 달러) 이상의 불법 자금을 쪼개기 송금 방식으로 처리했으며, 전체 거래 대금의 약 2.5%를 수수료 몫으로 챙겨 폭리를 취했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계좌 네트워크는 카지노 자금뿐만 아니라 불법 가짜 투자 스캠, 이커머스 쇼핑몰 사기, 금융 피싱 등 다양한 온라인 사기 조직의 ‘돈 세탁 창구’로도 공용됐다. 실제로 지난 4월 16일 북부 타이응우옌(Thai Nguyen)성에 거주하는 한 여성 피해자가 온라인 사기단에 속아 편취당한 5억 6,700만 동(약 2만 1,500달러)의 피해금 역시 이들 조직의 세탁망을 거쳐 USDT로 전환된 뒤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21일 단속 현장을 기습한 하띤성 공안은 돈세탁 범행 증거 외에도 조직원들이 은거지에서 집단으로 마약을 투약하고 있던 현장을 적발해 가중 처벌을 결정했다. 공안 당국은 압수된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드러나지 않은 상선과 하부 유통망, 그리고 연계된 해외 사기 조직에 대한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