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간 지 불과 수일 만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을 전격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으로 미·중 간 새로운 전략적 역학 구도가 형성된 직후에 이루어지는 외교 행보라는 점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밀착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며 대외 메시지 조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크렘린궁과 외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오는 19일과 20일 이틀간 일정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모스크바와 베이징 간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 및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크렘린궁은 양국 정상이 “글로벌 및 지역의 핵심 현안에 대해 심층적인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회담이 끝난 뒤 공동선언문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도 회동해 양국 간 경제·무역 협력 확대 방안을 구체적으로 조율한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구체적인 방중 날짜를 확정하기 전 언론 브리핑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나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양국 간 교역액이 유례없는 긍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 양자 관계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급변하는 국제 정세 역시 핵심 화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푸틴 대통령의 가속화된 방중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약 10년 만에 미국 정상으로서 중국 공식 방문을 마친 직후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기간 중국 당국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환대를 받았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갈등과 무역 마찰 등 핵심 난제들에 대해서는 양국 간의 팽팽한 입장 차를 재확인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위한 대화와 협상을 일관되게 촉구하며 스스로를 중립적 중재자로 규정해 왔다. 동시에 러시아 국방 산업에 무기나 군사 부품을 공급했다는 서방의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한편, 오히려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속적으로 지원함으로써 분쟁 기간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반박해 왔다.
그러나 서방의 고강도 경제 제재 직후 중국이 러시아산 화석 연료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들이는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하면서, 베트남 인근의 두 거대 초강대국인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 경제·외교적 밀월 관계를 전개하고 있다. 트럼프의 방중 직후 판이 짜이는 국제 외교 무대에서 푸틴과 시진핑이 어떤 전략적 카드를 내놓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