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베트남 토지 시장 ‘빙하기’… 가격 낮춰도 “안 팔려요”

남부 베트남 토지 시장 '빙하기'… 가격 낮춰도

출처: VnExpress Real Estate
날짜: 2026. 5. 12.

한때 투자 열기로 뜨거웠던 베트남 남부 지역의 토지(지반) 시장이 극심한 거래 절벽에 빠졌다. 집값 땅값이 수억 원씩 하락하고 ‘반값’ 매물까지 등장하고 있지만,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시장에서는 “팔고 싶어도 탈출구가 없다”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13일 부동산업계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호찌민 인근 서부 테이닌(Tây Ninh)과 남부 바리어붕따우 등 주요 지역의 토지 가격이 최고점 대비 30~50%가량 폭락했다. 호찌민에 거주하는 투자자 화 씨는 “2023년 테이닌성 덕럽 지역 토지를 약 15억 동(약 8,000만 원)에 매입했으나, 최근 급전이 필요해 8억 동까지 가격을 낮췄음에도 문의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현상은 테이닌뿐만 아니라 람동성 바오람, 동나이성 탄띠엔 등 과거 ‘투기 광풍’이 불었던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1~2022년 당시 인프라 개발 호재를 타고 수억 원씩 급등했던 농지 분할 필지나 ‘팜스테이(Farmstay)’용 토지들이 현재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다.

부동산 중개업체들은 거래량이 급감하며 시장 기능이 마비됐다고 입을 모은다. 동나이 지역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2024년까지만 해도 매도인들이 10~15% 수준의 할인으로 버텼지만, 올해 들어서는 50% 손절매 물량도 소화가 안 된다”며 “분할된 농지나 임야는 아예 매물 접수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밧동산(Batdongsan)’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남부 지역 토지 검색량은 전역에서 감소했다. 특히 호찌민으로 통합된 옛 빈증성 지역은 검색량이 22% 급감했으며, 바리어붕따우와 동나이 역시 각각 15%, 8% 줄어들었다. DKRA 그룹의 보고서에서도 조사 대상 7,500여 개 제품 중 단 3%만이 분양되는 데 그쳐 시장의 낮은 흡수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이번 침체가 단순한 가격 조정을 넘어선 ‘시장의 정화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딘 민 뚜안 밧동산 남부 총괄이사는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이 아니라 출구 전략의 부재”라며 “가격이 내릴수록 매수자들은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하며 관망하는 ‘방어적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보 후인 뚜안 끼엣 CBRE 주택시장 이사는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서 이른바 ‘필지 분할 판매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1급~3급 도시 내 필지 분할 판매 제한 규정과 엄격해진 토지법이 시행되면서, 실사용 가치가 없는 투기성 농지나 임야의 가치는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토지 시장의 유동성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 기조와 강화된 대출 규제 속에서 투자 자금은 시세 차익보다는 실거주가 가능한 주택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토지 시장은 법적 근거가 명확하고 인프라가 완비된 ‘실수요 중심’의 자산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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