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의 주요 경제 분야를 겨냥한 신규 제재 조치를 발표하자, 쿠바 정부가 이를 ‘비인도적인 집단 처벌’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일 현지 매체 보도와 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플로리다주 유세 현장에서 이란에서 복귀 중인 미 항공모함을 쿠바 해안에서 불과 91m 떨어진 지점에 정박시킬 수 있다고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쿠바 경제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제재안을 공포했다. 1일부터 발효된 이번 조치는 쿠바의 에너지, 국방, 금속 및 광업, 금융 서비스, 안보 분야 등에 종사하거나 관련이 있는 개인 및 단체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X)를 통해 “미 정부의 일방적인 강압 조치를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는 쿠바 국민 전체에 대한 집단적 처벌을 재부과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별도의 성명에서도 이번 제재를 ‘불법적이고 남용적인 행위’라고 규정했다.
제재 발표 당일인 1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는 수천 명의 시민이 “조국 수호”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미국 대사관을 향해 행진했다. 이번 시위에는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 등 쿠바 지도부가 직접 참여해 대미 항전 의지를 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쿠바의 주요 외화 수입원과 핵심 산업을 마비시켜 정권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플로리다 내 보수적인 쿠바계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양국 간 긴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