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대형 은행과 증권사들이 ‘베트남 국제금융센터(VIFC)’ 내 법인 설립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국제 수준의 규제 샌드박스와 세제 혜택 등 파격적인 특례 정책을 선점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베트남 금융권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26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비엣콤뱅크, HD뱅크, SHB, MB, TP뱅크, LP뱅크, 남아뱅크 등 7개 은행이 VIFC 내 100% 자회사 형태의 은행 설립안을 통과시켰다. 비엣인뱅크 역시 관련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호찌민증권(HSC)은 최근 자본금 800억 동 규모의 1인 유한책임회사 설립을 승인하고 호찌민 국제금융센터(VIFC-HCMC) 멤버로 참여하기로 했다. HSC 측은 VIFC 입점을 통해 글로벌 자본 및 파트너와의 접점을 넓히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DNSE증권 역시 VIFC 내 유한책임회사 형태의 법인을 설립해 브로커리지, 투자 자문, 자기자본투자(PI), 유가증권 인수 등 포괄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DNSE는 베트남디지털자산(VNDA)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에 나서는 등 미래 금융 트렌드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사들이 VIFC 내에 별도 법인을 세우려는 이유는 국회가 통과시킨 ‘국제금융센터에 관한 결의안(No. 222/2025/QH15)’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국내외 은행과 증권사가 VIFC 멤버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센터 내에 별도 법인을 설립해야 하며, 이들 법인은 VIFC 구역 및 해외 시장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대신 VIFC 멤버가 되면 외환 규제 완화, 파격적인 세제 혜택, 녹색 금융 지원 등 특화된 정책 패키지를 누릴 수 있다. 또한 VIFC 내에서 부여받는 고유 식별 번호는 일반 시스템의 기업 등록 번호와 동일한 효력을 지녀 행정적 편의성도 높다.
응우옌 흐우 후안 VIFC-HCMC 집행위원회 부의장은 “핀테크, 블록체인, 디지털 금융 분야에 강력한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특히 자산 토큰화, 디지털 자산 거래소, 금융 샌드박스 모델이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호찌민 국제금융센터에 등록 및 투자 약정된 총자본금은 약 191억 달러(한화 약 25조 원)에 달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제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외화 환전 편의성, 자금 회수 메커니즘, 법적 프레임워크의 안정성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