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동맹국들을 향해 “기여 없는 편승의 시대는 끝났다”고 경고하며, 중동 에너지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유럽의 직접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24일 펜타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그동안 미국의 보호 아래 일방적인 이익을 누려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역량 있고 충성스러우며, 동맹이 일방통행이 아님을 이해하는 파트너를 가질 자격이 있다”며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 및 군사적 기여 확대를 강력히 요구했다.
특히 헤그세스 장관은 유럽 국가들이 미국보다 걸프 지역의 에너지 자원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대한 유럽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은 화려한 회의와 말뿐인 수사를 멈추고 현장에서 직접 행동해야 한다”며 “이 전쟁은 미국의 전쟁이기 이전에 유럽의 전쟁”이라고 날을 세웠다.
현재 미국 해군이 주도하는 이란 해상 봉쇄에 대해서는 “봉쇄망이 점점 더 촘촘해지고 있으며, 미국의 허가 없이는 어떤 선박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갈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란을 제2의 이라크로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하는 것이 세계를 위한 미국의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발언은 펜타곤 내부에서 이란 작전에 비협조적인 NATO 동맹국들에 대한 제재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나와 파장이 커지고 있다. 유출된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미국은 영공 통과나 기지 사용권을 거부한 국가들에 대해 NATO 회원국 자격 정지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대상 중 하나로 스페인이 거론되기도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그린란드 매입 시도, 군사 지원 감축, 무역 관세 부과 등으로 미국과 유럽 간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EU) 지도부들은 미국의 NATO 방위 공약에 의구심을 품고 독자적인 상호 원조 조항 이행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24일 “유럽의 가장 크고 중요한 질문은 공격 발생 시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NATO 파트너인가 하는 점”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