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35세의 저주(35세가 넘으면 기술직이나 공무원 사회에서 연령 차별로 인해 퇴출 위기에 처한다는 공포)’가 역설적으로 청년들을 AI 기반 ‘1인 기업’ 창업으로 이끌고 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AI) 도구를 동료 삼아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의 생존을 책임지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26일 AFP통신 및 현지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와 쑤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는 AI를 활용해 혼자서 기업을 운영하는 ‘1인 기업(OPC, One-Person Company)’ 모델이 젊은 층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과거에는一人이 감당하기 힘들었던 마케팅, 디자인, 데이터 분석 등의 업무를 AI가 대신해주면서 창업 문턱이 획기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상하이에서 1인 창업가들을 위한 커뮤니티 ‘솔로네스트(SoloNest)’를 운영하는 카렌 다이(Karen Dai)는 “1인 기업은 AI 시대의 산물”이라며 “35세라는 보이지 않는 선에 도달했을 때 직장에서 재평가받는 대신, 스스로의 통제권과 창의성을 발휘하려는 열망이 이들을 창업으로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그녀가 주최하는 아이디어 교류회에는 매 주말마다 2030 청년들이 몰려 성황을 이루고 있다.
창업의 결실도 구체적이다. 인터넷 기업의 제품 매니저를 그만두고 1인 기업가로 변신한 왕톈이(26) 씨는 현재 기업용 AI 광고 영상을 제작하며 한 달에 최대 4만 위안(약 760만 원)을 벌어들인다. 그는 “AI 기술이 부여한 역량 덕분에 1인 기업이 대기업보다 더 높은 효율성 우위를 점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 지방자치단체들은 공식 정책에 이례적으로 영문 약자인 ‘OPC’를 사용하며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쑤저우시: 2028년까지 1만 명 이상의 OPC 인재 양성을 목표로 AI 로봇, 헬스케어 등에 약 7억 위안(약 1,300억 원)을 투입한다.
청두시: 대졸자들이 AI 기반 1인 기업을 설립할 경우 최대 2만 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이 중국의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16~24세 6명 중 1명이 실업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저비용 고효율’ 카드라고 분석한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카일 찬(Kyle Chan) 연구원은 “지방 정부 입장에서 1인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비용이 매우 적게 들면서도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독립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더라도 결국 수익을 내기 위한 ‘판매 및 마케팅’ 능력이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청년들은 직장의 부품으로 남기보다 AI라는 도구를 손에 쥐고 ‘자신만의 항로’를 개척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