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부 지역의 주택 공급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유동성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개발사들이 신규 분양 물량을 축소하거나 출시 시기를 늦추며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현지 부동산 컨설팅 업체 DKRA 컨설팅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호찌민시와 인근 지역(떠이닌, 동나이 등)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약 6,50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0% 급감했다. 이러한 공급난은 2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DKRA는 2분기 남부 지역 신규 분양 물량을 5,000~7,000가구 수준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전 분기 대비 약 7% 소폭 증가한 수치로 예년의 회복세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다른 컨설팅 기관들의 분석도 일치한다.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 베트남은 2분기 호찌민시 아파트 공급량을 약 7,800가구로 내다봤으며, 세빌스(Savills) 베트남은 실제 시장에 출시되는 물량이 당초 계획의 60~70%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세빌스에 따르면 올해 호찌민시의 연간 신규 아파트 공급은 약 1만 3,000가구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연간 5만 가구에 달하는 실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보수적인 시장 분위기는 현장에서도 감지된다. 호찌민시의 한 부동산 개발사 관계자는 “분양 행사는 열고 있지만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며 “당초 800~1,000가구를 내놓으려던 프로젝트들도 500~700가구 수준으로 줄여 시장 반응을 살피는 중”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공급 회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으로 금융 비용 부담을 꼽았다. 보 홍 타잉(Võ Hồng Thắng) DKRA 컨설팅 부사장은 “2분기는 보통 전 분기 대비 30~50% 이상 공급이 늘어나는 성수기지만, 올해는 고금리와 신용 통제, 글로벌 불확실성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1분기 유동성이 작년 말 대비 20~30%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기업들이 신규 사업 전개에 매우 신중해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세빌스 호찌민의 까오 티 타잉 흐엉(Cao Thị Thanh Hương) 부국장은 “고금리로 인해 개발사와 구매자 모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분양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기업들은 무리한 분양보다는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 부족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대출 이자 부담 등 개발 비용이 늘어난 상황이라 분양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수요가 몰리는 중저가형 아파트는 여전히 품귀 현상을 빚는 반면, 공급은 여전히 중상급 및 고급 아파트에 치우쳐 있어 수급 불균형에 따른 양극화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딘 민 뚜안(Đinh Minh Tuấn) 바동산닷컴 남부지역 이사는 “2026년 부동산 시장의 경쟁은 수량이 아닌 ‘품질’과 ‘안전성’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자금력이 탄탄하고 유연한 판매 정책을 가진 기업들만이 살아남는 철저한 검증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