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Ho Chi Minh)시가 최근 인도 유료 이용제를 잠정 중단하며 도시 정비에 나섰지만, 정작 관광객과 현지인들은 여전히 길거리 노점인 ‘비아 헤(vỉa hè)’로 몰려들고 있다. 쾌적한 실내 좌석을 두고도 굳이 좁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매연과 소음을 즐기는 이 독특한 문화가 이제는 대체 불가능한 관광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20일 현지 관광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호찌민 시내 주요 거리의 인도 노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활황을 누리고 있다. 1군 리뜨쫑(Ly Tu Trong) 거리의 유명 노점이나 응우옌시우(Nguyen Sieu) 거리의 카페거리에는 자리를 잡기 위해 ‘번호표’를 뽑아야 할 정도로 인파가 몰린다.
이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이유는 ‘도시와의 직접적인 교감’ 때문이다. 1군을 자주 찾는 끄워이 뜨(Quoi Tu, 28) 씨는 “안쪽 에어컨 방은 답답하고 폐쇄적이지만, 밖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거리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대화가 더 즐겁다”며 “인도석이 없으면 아예 다른 가게를 찾아갈 정도”라고 말했다.
이러한 ‘인도 감성’은 세계적인 미식 가이드 미슐랭(Michelin)과 영국 여행 잡지 타임아웃(Time Out)의 극찬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5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거리’ 10위에 선정된 4군 빈카인(Vinh Khanh) 거리가 대표적이다. 미슐랭 셀렉티드에 이름을 올린 ‘오크 오아인(Oc Oanh)’의 주인은 “대형 식당으로 확장하라는 제안을 수없이 받았지만, 노점 특유의 소박하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지키기 위해 거절했다”고 밝혔다.
고(故) 안토니 부르댕 셰프가 극찬해 유명해진 1군 ‘더 런치 레이디(The Lunch Lady)’ 역시 마찬가지다.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편하게 앉아 먹을 수 있는 노점 모델이 외국인 관광객과 교민들에게는 하이엔드 레스토랑보다 더 매력적인 ‘진짜 베트남’의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분석이다.
사회관광연구소 쩐 뜨엉 휘(Tran Tuong Huy) 부소장은 “인도는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도시의 생계와 문화가 교차하는 사회적 공간이자 자원”이라며 “방콕이나 서울처럼 노점 문화를 제도권 안으로 들여와 관리한다면 훌륭한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인도 노점의 ‘표준화’를 제안하고 있다. 하노이 관광대학 레 홍 브엉(Le Hong Vuong) 박사는 “무조건적인 철거보다는 구역별로 기능을 분류해 위생과 디자인 표준을 정하고 허가제로 운영해야 한다”며 “특색 있는 음식 거리나 문화 체험 구역으로 기획한다면 도시 미관과 서민 생계, 관광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호찌민의 인도가 가진 매력은 화려한 마천루가 줄 수 없는 ‘사람 사는 냄새’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대화와 전통 보존 사이에서 호찌민시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전 세계 여행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