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전격 봉쇄한다고 발표하면서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19일 텔레그램 등을 통해 발표된 성명에 따르면, IRGC 해군은 18일 밤부터 해협을 폐쇄했으며 이곳에 접근하는 모든 선박을 공격 대상으로 간주하겠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IRGC는 이번 조치가 미국의 해상 봉쇄 지속에 따른 대응임을 분명히 했다. 이란 측은 “적국인 미국이 휴전 합의를 위반하고 이란 항구와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봉쇄가 풀릴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에 정박 중인 선박들에 이동 금지령을 내리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신뢰도가 없으므로 이란의 공식 정보에만 귀를 기울일 것을 선주들에게 촉구했다.
이러한 긴장 속에 실제 무력 충돌도 발생했다. 18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인도 국적 유조선 두 척이 피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인도 외무부는 뉴델리 주재 이란 대사를 초치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고, 인도행 선박들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우리가 해협을 통과할 수 없는데 다른 나라들만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미국의 봉쇄 정책을 ‘멍청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해협 봉쇄 발표에 대해 즉각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백악관 행사에서 “이란이 다시 해협을 폐쇄해 우리를 협박하려 하지만, 우리는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조만간 이란과 관련한 추가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의 중재로 미국과 이란 간의 새로운 제안들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국가안보최고위원회는 미국의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권에 대한 통제 강화와 통행료 징수, 특정 항로 지정 등의 요구 사항을 재확인했다. 이는 지역 내 미군 기지의 보급로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레바논 남부에서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순찰대가 비국가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아 프랑스 국적 병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헤즈볼라의 배후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헤즈볼라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신중한 판단을 요구했다. 휴전 종료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베-중 철도 사업 등 경제 협력 소식과 대조적으로 중동의 화약고는 폭발 직전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