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년대 일본에서 시작된 미니멀리즘 숙박 형태인 ‘캡슐 호텔’이 영국 런던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심 중심부의 살인적인 숙박비를 감당하기 힘든 여행객들에게 하룻밤 40달러(약 100만 동)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워 실용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숙박 업계에 따르면 1979년 일본 오사카에서 건축가 구로카와 기쇼가 막차를 놓친 직장인들을 위해 처음 설계한 공간 최적화 모델이 반세기 만에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 중 하나인 런던에 상륙했다. 특히 런던 도심의 일반 호텔 숙박비가 수백 달러를 호가하는 상황에서, 세인트 피터스 베이(St Peter’s Bay)와 같은 대형 캡슐 호텔들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관광객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캡슐 호텔의 구조는 플라스틱이나 섬유유리 소재의 폐쇄된 개인실로 구성되며, 성인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최소한의 면적을 제공한다. 내부에는 매트리스와 베개, 독서등, 충전용 콘센트, 환기 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다. 다만 머리 위로 천장이 바로 닿는 좁은 구조 탓에 폐쇄 공포증이 있는 여행객에게는 답답함을 줄 수 있다는 논란도 존재한다.
소음 차단 문제와 공용 화장실 및 샤워실 이용은 캡슐 호텔 투숙객이 감수해야 할 불편함 중 하나다. 여러 캡슐이 수직으로 쌓여 있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통로에서의 발소리나 가방 지퍼 소리 등이 내부로 쉽게 전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편의 시설에 비용을 지불하기보다 실제 여행 경험에 예산을 투자하려는 젊은 세대의 실용적인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이용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노동자들을 위한 임시방편으로 태동했던 캡슐 호텔이 이제는 현대적인 숙박 세그먼트의 한 축으로 진화했다고 분석한다. 런던과 같은 거대 도시에서 공간의 여유 대신 중심부 입지와 저렴한 가격을 선택하는 ‘뉴 노멀(New Normal)’ 숙박 문화가 서구권에서도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