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시장이 높은 대출 금리 압박으로 위축된 가운데, 베트남 최대 부동산 개발사 빈홈즈(Vingroup 계열)가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파격적인 금융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주택 구매자들의 금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이번 조치는 다른 부동산 대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시장 전체의 거래 활성화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빈홈즈는 지난 17일, 오는 4월 20일부터 7월 20일까지 주택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5년간 금리 0~6% 고정’이라는 전례 없는 지원 프로그램을 전격 공개했다. 지난 3월 발표했던 ‘5년 금리 3.3% 지원’보다 한층 강화된 정책으로, 사실상 사회주택 대출 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파격적인 혜택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고객의 재무 상태에 따라 5가지 옵션 중 선택할 수 있다. 18개월간 이자를 전액 면제받는 패키지부터, 대출 비율(70~80%)에 따라 최장 60개월까지 고정 금리 혜택을 받는 방식까지 다양하다. 특히 18~36개월 패키지의 경우, 고정 금리 기간이 끝난 후에도 시장 변동 금리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향후 2년간 금리 상한선을 9%로 고정해준다. 상한선을 초과하는 차액은 빈홈즈가 전액 부담하는 구조다.
빈홈즈의 이 같은 ‘빅뱅’급 정책에 다른 부동산 대기업들도 속속 가세하고 있다. 푸동 그룹(Phu Dong Group)은 협력 은행과 함께 신규 아파트 구매자에게 5년간 연 6.5%의 고정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남롱 그룹(Nam Long Group) 역시 주요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초기 12~18개월간 금리 상한을 9%로 묶는 금융 패키지를 내놓았다.
단순한 금리 지원을 넘어 결제 방식의 유연함을 강조하는 전략도 눈에 띈다. 반푹 그룹(Van Phuc Group)은 반푹 시티 내 저층 주거 상품에 대해 최대 28%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씨홀딩스(SeaHoldings)는 입주 전까지 자본금 20%만 납입하면 잔금에 대해 24개월간 무이자 혜택과 2년간 원금 상환 유예를 제공하는 등 초기 자금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파격 정책이 침체된 시장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부 꾸엉 꾸옛(Vu Cuong Quyet) 덋싸인 미엔박(Dat Xanh Mien Bac) 총괄이사는 “현재 시장의 가장 큰 장벽은 높은 은행 금리와 15~20년에 달하는 장기 대출 부담”이라며 “시행사가 직접 금리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은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구매자의 심리적 저항선을 허무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보 홍 탕(Vo Hong Thang) DKRA 그룹 부사장은 “1분기 분양 물량의 평균 흡수율이 45%에 머무는 등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주택 구매자의 현금 흐름을 고려한 정교한 재무 설계가 분양 성패를 가르는 ‘치트키’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하노이의 한 부동산 투자자는 “금리 변동성 때문에 관망세를 유지하던 투자자들에게 ‘5년간 최대 6% 금리 확약’은 시장에 진입할 강력한 명분을 제공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결국 2026년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고객과 리스크를 공유할 수 있는 대형 시행사 위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