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최대 IT 기업 FPT가 인공지능(AI)을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선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위 확보에 나선다. 16일 하노이에서 열린 2026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쯔엉 자 빈(Truong Gia Bình) FPT 이사회 의장은 “미래의 FPT는 세계 유수의 AI 그룹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며 강력한 포부를 밝혔다.
FPT는 2026~2028년 단계를 도약의 기회로 삼고 ‘AI-퍼스트(AI-First)’를 핵심 전략으로 확정했다.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모델 개발부터 데이터 관리, 계산 인프라 구축, 응용 서비스 및 인력 양성에 이르기까지 AI 가치사슬 전반을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2030년까지 2,000만 명에게 AI 교육을 보급하고 1만 명의 반도체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빈 회장은 향후 5~10년 내에 국가 핵심 기술을 장악하고 글로벌 디지털 전환 및 AI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NVIDIA) 등 글로벌 기술 거인들과의 전략적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FPT는 엔비디아가 발표한 세계 40대 AI 공장 중 2곳을 운영 중이며, 독자적인 ‘AI 팩토리’를 통해 지역 내 고성능 계산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
빈 회장은 기업의 AI 적용 성숙도를 3단계로 분류했다. ▲개별 직원이 생성형 AI를 업무에 사용하는 ‘수공업 공장’ ▲지식이 조직화되어 공유되는 ‘라인이 있는 작업장’ ▲데이터가 표준화되고 자동화된 ‘산업화·자동화 공장’ 단계다. FPT는 2026년을 기점으로 기업들이 AI 기반의 자동화 공장 모델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응우옌 반 코아(Nguyen Van Khoa) FPT 총감독은 AI 도입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코아 총감독은 “FPT는 젊은 인재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AI 때문에 해고된 직원은 단 한 명도 없다”며 “오히려 AI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30~40%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FPT는 3,000명 이상의 AI 및 데이터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FPT는 2026년 연결 기준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15.8% 증가한 58조 5,800억 동, 세전 이익은 15% 늘어난 11조 6,290억 동으로 설정했다. 주력인 기술 부문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인 52조 6,500억 동(18% 증가)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2025년에는 매출 70조 1,130억 동, 세전 이익 13조 390억 동을 기록하며 각각 11.6%, 17.8%의 성장을 달성한 바 있다.
주주 환원 정책도 이어간다. 2025년분 잔여 현금 배당 10%를 올해 2분기 중 지급하고, 2026년에도 최대 20%의 현금 배당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또한 주주들에게 10대 1 비율의 주식 배당(무상증자)을 3분기 내에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사임한 히로시 요코츠카 이사의 후임으로 스미토모 그룹에서 40년 가까이 근무한 도시카즈 남부(Toshikazu Nambu) 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남부 이사는 2018년부터 빈 회장과 협력해 온 인물로 향후 FPT의 글로벌 전략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