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럼(To Lam)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 겸 국가주석이 수도 하노이(Hanoi)의 고질적인 교통 체증과 침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년 임기제’를 뛰어넘는 지속 가능한 도시 계획 수립을 강력히 촉구했다. 8일 오후 열린 제16기 국회 제1차 회기 조별 토론에서 또 럼 총비서는 수도법 개정안을 검토하며 하노이의 도시 행정 전반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또 럼 총비서는 이번 수도법 개정이 단순히 하나의 법을 보완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 정치·행정의 중심지인 하노이의 새로운 발전 모델을 창출하는 전략적 조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노이에 더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되, 이에 상응하는 책임과 통제 메커니즘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며 “권한을 주고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하노이의 현행 도시 계획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과거 하노이 시장이 건축가 출신이었던 시절부터 여러 차례 의견을 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음을 언급하며, “계획은 100년 이상의 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년 임기마다 주인이 바뀐다고 해서 계획을 뒤집어서는 안 된다”며 “10년, 50년, 100년 후 하노이가 어떤 모습일지 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명확하고 일관된 비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럼 총비서는 최근 하노이의 난개발 상황을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계획과 대비시키기도 했다. 그는 “프랑스인들이 지은 구시가지는 지금도 교통 체증과 침수 피해가 적은데, 왜 우리는 새로 지을수록 길은 막히고 물에 잠기는가”라고 반문하며 “도로나 지하 배수 시스템은 뒷전인 채 아파트를 지어 파는 데만 급급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구체적인 대안으로 ‘콤팩트한 도심’과 ‘현대적인 위성도시’의 조화를 제시했다. 병원, 학교, 공원 등 필수 인프라를 완벽히 갖춘 신도시를 건설하고, 지하철과 광역철도를 통해 도심까지 30분 이내에 연결되는 교통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럼 총비서는 “교통만 확실하다면 시민들은 좁은 구시가지를 떠나 쾌적한 외곽 신도시로 기꺼이 이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법 제정의 패러다임을 ‘규제’에서 ‘성장 촉진’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세세한 사항까지 법에 담아 유연성을 떨어뜨리기보다, 정부나 하노이시가 실정에 맞게 정책을 설계하고 시도할 수 있는 ‘샌드박스(Sandbox)’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수도권 인근 지방 성·시와의 유기적인 연계 개발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하노이가 더 높은 권한을 부여받은 만큼 더 높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실질적인 권한 이양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하노이가 베트남 현대 거버넌스의 모범이 되고 그 성과를 전국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