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길 막막한데 호텔비만 수천 불”… 중동에 발 묶인 관광객들 ‘이중고’

“돌아갈 길 막막한데 호텔비만 수천 불”… 중동에 발 묶인 관광객들 ‘이중고’

출처: VnExpress Travel
날짜: 2026. 3. 9.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하늘길이 폐쇄되면서 현지에 고립된 관광객들이 가중되는 체류비 부담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항공권 재예매는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에서 기약 없는 호텔 투숙비로 인해 수천 달러의 빚을 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외신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중동 영공 폐쇄 및 항공편 무더기 취소 사태로 인해 수천 명의 여행객이 두바이(Dubai)와 베이루트(Beirut) 등지에 고립됐다.

미국인 에밀리아 바스케스(Emilia Vasquez)는 아들의 생일을 축하하러 두바이를 찾았다가 졸지에 ‘난민’ 신세가 됐다. 그녀는 하루 500달러(약 66만 원)에 달하는 5성급 호텔 체류비를 감당하며 일주일을 버티다 총 6,800달러(약 900만 원)를 지출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민간항공국이 체류비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정작 호텔 측은 “당장 결제하지 않으면 나가달라”는 입장을 고수해 신용카드 한도를 끌어다 쓰고 있다.

자금이 바닥난 일부 여행객은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를 통해 귀국 자금을 마련하기도 한다. 휴스턴 출신의 스타일리스트 샤니스 데이(Shanice Day)는 친구와 함께 모금 활동을 벌여 목표액 1만 1,000달러 중 9,978달러를 모은 끝에야 호주 시드니를 경유해 미국으로 돌아가는 우회 노선을 예약할 수 있었다.

항공사들의 대응도 제각각이다. 에미레이트(Emirates)와 에티하드(Etihad) 항공은 일부 승객에게 호텔 바우처를 제공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카타르항공(Qatar Airways) 등 상당수 항공사는 운항 중단 상태가 지속되며 구체적인 보상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유층들의 ‘특권 탈출’은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 자산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오만으로 이동한 뒤, 20만 달러(약 2억 6,000만 원)가 넘는 비용을 들여 전용기(Private Jet)를 고용해 지역을 빠져나가고 있다.

그나마 훈훈한 소식도 전해진다. 두바이 마리나(Dubai Marina) 지역의 일부 아파트 렌탈 업체들은 고립된 관광객들에게 숙박비를 평소의 3분의 1 수준인 40달러로 낮춰주거나 무료 숙소를 제공하며 고통 분담에 나서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항공 운항이 점진적으로 재개되고는 있지만, 예약 대기 인원이 워낙 많아 완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여행객들은 영수증을 철저히 챙겨 향후 정부나 항공사를 상대로 한 보상 청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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