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메트로가 바꾼 일상…호찌민 도보 문화의 부활

베트남 메트로가 바꾼 일상…호찌민 도보 문화의 부활

출처: Thanh Nien
날짜: 2026. 7. 21.

운영 1년을 넘긴 호찌민시 메트로 1호선이 시민의 이동 방식을 바꾸는 것을 넘어 새로운 도시 생활 양식을 서서히 자리 잡게 하고 있다. 개통 초기의 호기심 어린 인파가 이제는 매일 타는 습관으로 바뀌면서, 이 도시 대중교통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메트로 1호선(벤타인-쑤오이띠엔)은 총연장 19.7㎞에 14개 역을 갖췄다. 도심 지하에서 출발해 고가로 올라서며 벤타인(Bến Thành), 바손(Ba Son), 떤깡(Tân Cảng), 국립대(Đại học Quốc gia) 등 호찌민시의 주요 지점을 잇는다. 매연과 교통체증으로 단절돼 있던 좌표들이 하나의 노선으로 연결된 것이다.

호찌민시 최초의 도시철도인 메트로 1호선은 20년 가까운 기다림 끝에 2024년 12월 22일 상업 운행을 시작했다. 이어 2025년 3월 9일 공식 준공식이 열리며, 1천만 명이 넘는 대도시가 개인 교통수단 의존에서 벗어나 대중교통 시대로 들어서는 이정표를 세웠다.

다만 초기의 떠들썩한 시기가 지나자, 그 붐비던 인파가 실제로 새로운 습관인지 아니면 호기심 어린 군중일 뿐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20년 가까이 시민의 궁금증을 키워온 수조 동짜리 사업이, 잠깐의 ‘인증샷’ 유행처럼 끝나 곧 포화 상태에 이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이런 의문에 답하기 위해 타인니엔(Thanh Niên)은 도시·역사·문화 연구자들을 찾았고, 그 답이 뜻밖에도 과거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호찌민 시민이 선로 위를 달리는 열차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전직 기자이자 역사 연구자인 쩐 흐우 푹 띠엔(Trần Hữu Phúc Tiến)에 따르면, 호찌민시는 베트남과 인도차이나에서 처음으로 도시철도를 가졌던 곳이다. 1881년 12월부터 응우옌후에(Nguyễn Huệ)-함응이(Hàm Nghi) 일대에서 쩌런(Chợ Lớn)까지 달린 전차가 완전히 새로운 교통수단의 시작을 알렸다. 전차의 등장은 이동 방식뿐 아니라 줄 서기, 표 사기, 차례 기다리기, 공중위생 지키기 같은 규칙이 담긴 도시 생활 양식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이 전차 시스템은 1954년 이후 점차 사라졌다.

70여 년이 지나 메트로 1호선이 운행에 들어가면서, 호찌민 시민은 역사 속에 존재했던 생활 양식으로 한 걸음씩 되돌아가고 있다. 메트로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현대 도시 속 ‘메트로 문화’의 출발점인 이유다.

역사는 그렇다 해도, 21세기의 현실은 훨씬 냉혹하다. 600만 대가 넘는 오토바이로 꽉 막힌 도시에서 메트로로의 이동은 더 이상 취향이 아니라 답답함으로부터의 탈출이 됐다. 극한까지 과부하가 걸린 호찌민의 도로에서 교통체증과 매연이 오히려 시민을 열차에 오르게 만든 가장 강력한 ‘지렛대’가 된 셈이다.

레 호아이 득(Lê Hoài Đức) 벤타인-쑤오이띠엔 역무 책임자는 초기의 호기심 단계를 지나면서 많은 시민이 메트로 1호선의 편의를 점차 깨닫고, 열차 타기를 체험에서 매일의 이동 습관으로 바꿔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노선 전체의 안정적인 승객 수로 나타난다. 메트로 1호선은 하루 약 5만5천~6만 명을 실어 나르며, 주말에는 약 7만 명으로 늘어난다. 특히 큰 명절이나 도심에서 문화 행사가 열릴 때는 하루 승객이 10만 명에 육박하기도 한다.

벤타인 역을 관리하는 응우옌 티 란 프엉(Nguyễn Thị Lan Phương)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전환점을 지켜본 인물이다. 그는 운영 초기 몇 달간 대다수 승객이 벤타인 역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으러 왔지만, 지금은 메트로가 시민의 생활 속에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역무팀의 업무도 관광객을 안내하던 것에서, 매일 오가는 승객의 안전을 확보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는 월요일 아침 7~8시에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예전에는 구경 온 사람들의 대화 소리로 떠들썩했던 역이, 이제는 바닥을 밟는 발걸음과 신발 소리가 가장 먼저 들린다. 출근하고 등교하는 이들의 분주한 리듬이자, 메트로가 도시의 일상 속 한 부분이 됐다는 신호다.

1년 넘게 이어진 이 전환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호기심으로 열차에 올랐던 시민들이 이제는 생계와 학업의 필요를 안고 타면서, 함께 전에 없던 규범적 공공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카드를 찍고 지나는 분주한 발걸음, 첨단 지하역의 질서 있는 고요함은 더 이상 순수한 교통수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줄 서기, 자리 양보하기, 규정 존중하기, 시간 지키기 같은 작은 것들에서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행동이 매일 반복되면서, 메트로는 호찌민 시민의 이동 방식뿐 아니라 도시의 새로운 생활 양식을 한 걸음씩 빚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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