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 전역의 풍작으로 두리안 가격이 수년 만에 최저치 수치로 급락한 가운데, ‘무상킹(Musang King)’을 제치고 최고급 품종으로 떠오른 ‘흑자(블랙쏜·Black Thorn)’ 두리안을 노린 전문 절도단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6일 말레이시아 유통 업계 및 페낭 현지 언론 종합 보도에 따르면, 페낭 본토 가르 케파 지역에서 6년간 두리안 노점을 운영해 온 웨니 오이 씨는 최근 불과 나흘 간격으로 두 차례나 강도 및 절도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25일 첫 침입 당시 절도범들은 최고급 품종인 흑자 두리안 두 바구니를 훔쳐 달아났으며, 나흘 뒤인 29일 새벽 1시경에는 칼로 무장한 괴한이 다시 침입해 상한 두리안 한 바구니를 빼앗아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페낭 섬 숭아이 아라 지역에서 두리안 농장을 운영하는 탄 치 키트 씨 역시 최근 새벽 시간마다 2~3인조 절도범들이 포대를 들고 무단 침입해 매일 10kg 이상의 두리안을 훔쳐 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농가들은 드론을 띄우고 경비견을 추가 배치하는 등 자체 경비 수치를 강화하고 있으나, 얼굴을 가린 절도범들이 정글로 도주해 검거에 어려움을 겪는 정황이다.
이처럼 절도 표적이 된 ‘흑자(현지명 오치·Or Chi, 등록번호 D200)’ 두리안은 페낭 본토의 모수 한 그루에서 유래한 품종으로, 최근 전국 대회에서 기존 최고 품종인 무상킹을 꺾고 가장 값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페낭 과일농가협회는 과거 생활이 어려웠던 수십 년 전에나 빈번했던 두리안 절도 행각이 최고급 품종을 중심으로 다시 기승을 부리는 현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페낭산 두리안의 현지 소매가는 kg당 5~50링깃(한화 약 1,500~1만 5,000원) 선으로, 이번 시즌 초 정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가격이 조정된 상태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대표 품종인 무상킹의 경우 기존 kg당 90~100링깃에 달하던 가격이 풍작 여파로 인해 최근 9링깃(한화 약 2,700원) 선까지 90%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연방농업마케팅청(FAMA)은 이번 가격 폭락 정국에 대해 페낭, 페락, 조호르 등 주요 산지의 수확기가 동시에 맞물린 데다, 10년 전 재배 붐 당시 심었던 수출용 묘목들이 본격적인 수확 수치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으로의 신선 두리안 수출량은 올해 1~5월 누적 1만 1,803t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하는 등 해외 수요는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 기준에 미달해 국내 시장으로 풀린 하급 제품들의 가격 폭락 폭이 가장 컸으며, 최고급 흑자 품종의 경우 이번 폭락 정국 속에서도 kg당 15~29링깃(한화 약 4,500~8,700원) 선의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협회 측은 농민들의 생계 수단인 두리안을 무단으로 채취하는 행위를 중단해 줄 것을 관광객과 등산객들에게 거듭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