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해변 휴양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초호화 ‘브랜디드 레지던스(Branded Residence·명품 브랜드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고급 주거시설)’가 호찌민, 하노이 등 대도시 도심 한복판으로 급격히 이동하며 베트남 부유층의 주거 지도를 바꾸고 있다.
15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 새빌스(Savills)의 ‘브랜디드 레지던스 & 울트라 럭셔리 서밋 2026’ 발표 자료와 유통 업계 보도를 종합하면, 향후 베트남에 공급될 브랜디드 레지던스 물량의 약 60%가 도심형 프로젝트(Urban Branded Residence)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에 완공된 물량의 78%가 휴양지에 집중되어 있던 수치와 비교하면, 시장의 무게중심이 전통적인 휴양지에서 호찌민, 하노이, 다낭 등 대도시 핵심 권역으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현재 베트남은 기존 공급량과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합산한 통계에서 이웃 나라 태국을 제치고 전 세계 4대 브랜디드 레지던스 시장 중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지리적 이동은 자산가들이 브랜디드 레지던스를 단기 체류용 ‘세컨드 하우스’가 아닌, 국제적 표준 서비스와 관리를 받으며 장기 거주하는 ‘퍼스트 하우스(실거주 주택)’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호찌민 도심에는 이미 ‘그랜드 마리나 사이공’, ‘더 리부스’에 이어 최근 원 센트럴 사이공 복합단지 내에 ‘더 리츠칼튼 레지던스 사이공’이 들어섰으며, 하노이에서도 ‘더 리츠칼튼 레지던스 하노이’가 공급되는 등 경제 중심지를 기반으로 명품 주거 공급망이 촘촘해지고 있다. 새빌스 측은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브랜디드 레지던스 수치가 2031년까지 약 180%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베트남 역시 가까운 시일 내에 약 40개의 프로젝트가 추가될 것으로 예견했다.
이 같은 명품 주택 열풍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베트남 초고액 자산가(UHNWI) 층의 폭발적인 증가세다.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가 발행한 ‘2026 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순자산 3,000만 달러(한화 약 400억 원) 이상을 보유한 베트남 자산가 수치는 59% 급증할 것으로 추산되어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부유층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주거지를 선택하는 기준도 단순한 입지나 인테리어를 넘어 주거 경험의 질, 글로벌 호텔 수준의 운영 관리, 그리고 다세대 가구가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과 철저한 보안 체계 등으로 까다로워졌다.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협업하는 브랜드의 생태계도 다변화되는 정황이다. 과거 메리어트, 하얏트, IHG 등 글로벌 호텔 체인 중심이었던 협업 구조가 최근에는 패션, 가구, 슈퍼카 브랜드로 넓어졌다. 실제로 베트남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베르사체 홈, 벤틀리 홈, 부가티 홈, 펜디 까사, 돌체앤가바나 까사 등이 단순한 상표권 대여를 넘어 자재 선정, 마감 설계, 거주자 경험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랜디드 레지던스의 도심 진입과 브랜드 다각화 현상이 단순한 지리적 변화를 넘어 베트남 초고가 부동산 시장이 글로벌 궤도에 진입했음을 증명하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