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 What to Watch? 이번 달 무엇을 볼까?

매달 볼 만한 극장 영화와 OTT 작품을 골라 소개하는 엔터테인먼트 코너. 7월 극장가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국내외 대작이 정면으로 맞붙는다. ‘곡성’ 이후 10년 만에 돌아온 나홍진 감독이 처음으로 SF 장르에 도전한 ‘호프(HOPE)’가 한국 극장가의 포문을 열고,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이 호메로스(Homer)의 대서사시를 IMAX로 옮긴 ‘오디세이(The Odyssey)’가 전 세계 동시 개봉으로 뒤를 잇는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이 내놓은 역대 최대 규모의 SF 스릴러와, 놀란 감독이 20여 년간 품어 온 신화 서사시 두 편을 함께 소개한다. 두 작품 모두 호찌민 시내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볼만한 극장 상영작 (Cinema)

‘호프’ – 가 여는 한국형 SF 스릴러의 새 지평

나홍진 감독에게 장르란 늘 부수고 다시 세우는 대상이었다. ‘추격자(The Chaser·2008)’에서 추격 스릴러의 문법을, ‘황해(The Yellow Sea·2010)’에서 하드보일드 액션의 밀도를, 그리고 ‘곡성(The Wailing·2016)’에서 오컬트의 심연을 파고들어 온 그가, 10년의 침묵 끝에 선택한 장르는 뜻밖에도 SF였다. 신작 ‘호프(HOPE)’는 나홍진 감독의 첫 SF 액션 스릴러다. 이번에 그가 던지는 질문은 이렇다. 인간도 외계 존재도 각자의 희망을 품고 충돌한다면, 그 비극의 끝에는 무엇이 남는가. 7월 15일 한국에서 개봉한다.

■ 1970~80년대 DMZ 인근 호포항, 161분의 생존 사투

영화의 무대는 1970~80년대, 비무장지대(DMZ)와 맞닿은 외딴 항구 마을 호포항이다. 숲 바깥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가 목격되면서 마을 전체가 뒤흔들리기 시작한다. 마을 출장소장 범석 (황정민 분)은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지만, 이내 믿기 어려운 현실과 마주한다. 지원 인력은 산불을 끄러 떠났고 통신마저 두절된 가운데, 범석과 청년들은 노인들만 남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나홍진 감독은 숲과 산 중턱, 그리고 숨 막히게 비좁은 골목길을 무대로 161분에 걸쳐 관객의 감각을 몰아붙인다.

■ 한국과 할리우드의 경계를 허문 캐스팅

‘호프’가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이유 중 하나는 캐스팅이다. ‘곡성’에서 나홍진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춘 황정민이 극을 이끄는 출장소장 범석 역을 맡았고, 조인성은 야생적 에너지를 지닌 젊은 사냥꾼으로, 정호연은 시골 파출소 경찰관으로 합류했다. 여기에 외계 생명체 캐릭터로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가세했다. ‘엑스맨(X-Men)’ 시리즈와 ‘노예 12년(12 Years a Slave)’의 마이클 패스벤더(Michael Fassbender), ‘대니쉬 걸(The Danish Girl)’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알리시아 비칸데르(Alicia Vikander), 그리고 ‘본즈 앤 올(Bones and All)’의 테일러 러셀(Taylor Russell)까지 이름을 올리며 한국 영화 사상 가장 국제적인 라인업을 완성했다.

■ 단일 프로젝트 국내 최대 예산, 루마니아 원시림을 담다

‘호프’는 국내 단일 영화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 작품이다. 영화 속 원시적인 숲을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루마니아 레테자트(Retezat) 국립공원에서 대규모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나홍진 감독은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 언어를 실제 언어학자와 함께 새로 설계했으며,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할리우드 배우들은 모션캡처 방식으로 참여했다. 감독이 칸 현지 인터뷰에서 “실제 내러티브는 훨씬 더 길고 크다”고 언급하면서, 단발성 블록버스터를 넘어 장기 세계관 구축을 염두에 둔 작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칸을 뒤흔든 7분간의 기립박수

‘호프’는 국내 개봉에 앞서 지난 5월 제79회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 부문에서 먼저 베일을 벗었다. 황금종려상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상영이 끝난 뒤 뤼미에르 대극장에는 약 7분간의 기립박수가 이어졌고, 중반부부터 펼쳐지는 카 체이싱 시퀀스를 두고 “2026년 영화계 가장 위대한 순간 중 하나”라는 현지의 찬사가 쏟아졌다. ‘곡성’이 절대적인 악과 의심을 다뤘다면, ‘호프’는 그 너머를 향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 이해되는 입장들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온 우주의 비극으로 번져 가는 이야기 구조는, 할리우드식 매끄러운 SF와는 결이 다른 낯설고 강렬한 체험을 예고한다. 한국 개봉은 7월 15일이며, 호찌민 교민들은 조금 뒤 현지 극장에서의 개봉 소식을 기다려 볼 만하다.

함께 주목할 극장 상영작

‘오디세이’ 7월 17일 베트남 전국 극장 개봉

7월 베트남 극장가 최대 기대작은 단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The Odyssey)’다. ‘오펜하이머(Oppenheimer)’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포함해 7개 부문을 석권한 놀란 감독이 약 3년 만에 내놓는 신작으로, 그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신화 서사시다. 베트남 개봉일은 전 세계 동시 개봉과 같은 7월 17일로, 호찌민을 포함한 전국 극장에서 상영된다.

■ 트로이에서 이타카로, 10년의 귀향

영화는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트로이 전쟁을 끝낸 영웅 오디세우스(Odysseus)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10년의 여정을 그린다. 오디세우스 역은 맷 데이먼(Matt Damon)이 맡았으며, 톰 홀랜드(Tom Holland), 로버트 패틴슨(Robert Pattinson),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 젠다야(Zendaya), 샬리즈 테론(Charlize Theron) 등 할리우드 초호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제작비는 약 2억 5000만 달러로 놀란 감독 커리어 사상 최고 규모이며, 스코틀랜드·시칠리아(이탈리아)·아이슬란드·모로코 등 세계 각지에서 91일에 걸쳐 촬영됐다.

■ 놀란의 새 IMAX 기술, 대서사시를 스크린에 옮기다

‘호프’는 국내 단일 영화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 작품이다. 영화 속 원시적인 숲을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루마니아 레테자트(Retezat) 국립공원에서 대규모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나홍진 감독은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 언어를 실제 언어학자와 함께 새로 설계했으며,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할리우드 배우들은 모션캡처 방식으로 참여했다.
감독이 칸 현지 인터뷰에서 “실제 내러티브는 훨씬 더 길고 크다”고 언급하면서, 단발성 블록버스터를 넘어 장기 세계관 구축을 염두에 둔 작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 개봉 1년 전 매진, 전 세계를 달군 예매 열풍

‘오디세이’의 흥행 조짐은 개봉 훨씬 전부터 뜨거웠다. 미국·캐나다·유럽 일부 극장에서는 개봉 1년 전 IMAX 70mm 예매가 시작 한 시간여 만에 매진되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고, 북미 개봉 첫 주 8000만~1억 달러의 흥행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미국영화협회(MPA)로부터 R등급을 받아 17세 미만은 보호자 동반이 필요한데, 이는 여름 블록버스터로는 다소 이례적인 등급이다. 베트남 관람 등급 및 상영 포맷은 CGV·Lotte Cinema(롯데시네마)·Galaxy Cinema(갤럭시 시네마) 등 각 극장 공식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7월 극장가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한국에서 여름 성수기의 포문을 열고,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호찌민을 비롯한 베트남 전역에서 관객을 맞는 형국이다. 서로 다른 결의 두 대작이 같은 달 나란히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팬에게는 더없이 풍성한 한 달이다.

볼만한 OTT 드라마

‘동궁’이 그리는 가장 서늘한 사극

‘포 올 맨카인드’가 우주를, ‘콜로니’가 고층 빌딩을 무대로 삼았다면, 이번 달 넷플릭스는 카메라를 조선의 궁궐 가장 깊은 곳으로 돌린다.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The East Palace)’은 사극의 외피 안에 오컬트·미스터리·액션·판타지를 밀어 넣은 다크 판타지다. 익숙한 궁궐을 가장 낯설고 서늘한 공간으로 뒤바꾸는 이 작품은, 7월 17일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남주혁·노윤서·조승우라는 화제의 라인업만으로도 공개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 귀신을 베는 남자, 귀신의 소리를 듣는 궁녀

‘동궁’은 귀(鬼)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구천(남주혁 분)과 비밀을 간직한 궁녀 생강(노윤서 분)이 왕(조승우 분)의 부름을 받고 동궁에 깃든 저주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중심 공간인 동궁은 단순한 궁궐의 한 구역이 아니라, 저주가 깃든 장소이자 현실 세계와 귀의 세계가 맞닿는 경계다. 왕위 다툼이나 궁중 암투를 다루는 전통 사극과 달리, 이 작품은 아름답지만 음산한 궁, 왕의 침소를 휘감은 검은 덩굴, 붉은 기운에 둘러싸인 공간을 통해 심상치 않은 사건의 시작을 예고한다.

■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귀와 마주하는 두 사람

두 주인공은 귀의 세계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어져 있다. 구천은 현실 세계와 귀의 세계를 오가며 귀신을 칼로 베어 죽이는 인물로, 왕실에서 벌어진 괴이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궁궐에 잠입한다. 반면 생강은 귀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 궁녀로, 평생의 저주라 여겼던 그 능력을 이용해 구천과 함께 궁의 비밀을 파헤쳐 나간다. 귀의 세계를 직접 넘나드는 자와 그 세계의 소리를 듣는 자. 궁궐 가장 깊숙한 곳을 오가지만 권력의 중심에는 서지 못하는 궁녀가 귀신의 소리를 듣는다는 설정은 캐릭터 자체에 흥미를 더한다.

■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귀와 마주하는 두 사람

캐스팅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스타트업’, ‘스물다섯 스물하나’, ‘비질란테’ 등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 온 남주혁은 전역 후 첫 작품으로 ‘동궁’을 택했다. 청춘물과 성장물, 다크 히어로물을 오가던 그가 사극·액션·오컬트를 동시에 짊어진 인물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긴장감이 기대된다.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와 드라마 ‘일타 스캔들’로 주목받은 라이징 스타 노윤서는 궁녀 생강으로 분해 색다른 존재감을 보여줄 전망이다. 특히 조승우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OTT에 도전하는데, 복잡한 이면을 지닌 왕을 어떻게 그려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연출은 ‘악마판사’, ‘붉은 달 푸른 해’의 최정규 감독이, 각본은 ‘불가살’, ‘손 the guest’로 참신한 세계관을 구축해 온 권소라·서재원 작가가 맡았다.

■ 사극의 외피를 두른 오컬트, 새로운 K-호러의 실험

‘동궁’이 흥미로운 지점은 가장 익숙한 장르인 사극을 가장 낯선 방식으로 비트는 데 있다. 저주와 퇴마, 미스터리와 액션이 궁궐이라는 무대 위에 겹겹이 쌓이면서, 한국 드라마가 오랫동안 다뤄 온 궁중극의 문법이 오컬트 호러의 감각과 정면으로 만난다. 밧줄에 몸이 묶인 채 칠흑 같은 연못에 발을 들인 구천의 모습을 담은 공개일 포스터는, 이 작품이 지향하는 서늘한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본편을 몰라도, 아니 사극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일수록 오히려 더 빠져들 수 있는 작품이다. 7월 17일부터 전 세계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되며, 호찌민 교민들도 공개 당일 곧바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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