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 Interview – 폐식용유 업사이클링 학생 단체 ‘b+eco’ 설립자 BIS HCMC 13학년 김시은 양

“버려진 기름이 비누로… 작은 실천이 지구를 바꿉니다”

호찌민 영국국제학교(BIS HCMC) 13학년 – 김시은

식당에서 튀김을 한 번 튀기고 버려지는 기름.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그저 골칫거리 폐기물이지만, 한 고등학생에게는 ‘멸종위기 동물을 지키는 비누’의 원료였다. 호찌민 영국국제학교(BIS HCMC) 13학년 김시은 양은 학생 비영리 단체 ‘b+eco(비에코)’를 만들어 버려지는 폐식용유를 친환경 비누로 되살리고, 그 수익을 멸종위기 동물 보호에 보태는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이 활동은 이제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뻗어가고 있다.

휴스턴에서 만난 ‘SDGs’, 환경으로 향하다

김 양이 환경 문제에 본격적으로 눈을 뜬 것은 2025년 여름이었다. 학교 대표로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NAE 유니세프 서밋(NAE UNICEF Summit)’에 참가하면서다. 그는 그곳에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깊이 접했다.
“전 세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정말 많다는 걸 그때 절감했습니다. SDGs에는 17개의 목표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갖고 잘 조명되지 않는 환경 문제를 제 손으로 직접 풀어보고 싶었어요.”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학생 4명이 뜻을 모았고, 그렇게 b+eco가 탄생했다. 현재는 9명의 학생이 함께 프로젝트를 꾸려가고 있다.

김시은 BIS HCMC 13학년

50L 넘는 폐식용유, 비누로 다시 태어나다

b+eco는 2025년 여름 출범한 학생 비영리 단체다. 활동의 핵심은 ‘업사이클링(upcycling)’이다. 식당과 가정에서 버려지는 폐식용유를 수거해 친환경 비누로 재탄생시킨다. 지금까지 재활용한 폐식용유만 50L가 넘는다.
비누 판매 수익은 전액 멸종위기 동물 보호 단체 ‘EAST(Endangered Asian Species Trust·멸종위기 아시아종 보호기금)’에 기부한다. EAST는 베트남 남부 깟띠엔(Cát Tiên) 국립공원의 다오띠엔 영장류 구조센터(Đảo Tiên Endangered Primate Species Centre)를 거점으로, 불법 야생동물 거래로 밀반출된 긴팔원숭이 등 멸종위기 영장류를 구조·재활·방사하는 영국 자선단체다. 호찌민에 사는 학생들이 만든 비누가, 같은 베트남 남부의 야생동물을 지키는 데 쓰이는 셈이다.
“단순히 비누를 만드는 활동이 아닙니다. 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 저희의 진짜 목표예요.” 김 양의 설명이다.

교실 밖으로… 학교가 함께한 환경 교육

b+eco의 활동은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교실 밖으로 확장됐다. 특히 교감인 멀홀랜드(Ms. Mulholland) 선생님의 지원 덕분에 다양한 활동이 가능했다는 것이 김 양의 이야기다.
b+eco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워크숍과 어셈블리(assembly)를 열어 환경의 중요성과 폐식용유 재활용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 세계 지구의 날(World Earth Day)에는 다양한 체험 활동과 발표를 진행하며, 어린 학생들이 환경 보호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왔다. 환경 실천을 ‘가르치는 일’까지 활동 범위를 넓힌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아시아까지… ‘글로벌 프로젝트’로

김 양의 시선은 이미 학교 담장 너머, 국경 너머를 향하고 있다. 그는 b+eco를 학교 안에서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더 나은 미래의 지구를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의 교육 단체 ‘GUA Africa(구아 아프리카)’와 손을 잡았다. GUA Africa는 동아프리카의 난민과 옛 소년병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자선단체다. 앞으로는 태국, 캄보디아, 중국 등 여러 아시아 국가의 학생들과도 지속가능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그 방식이다. b+eco가 모든 것을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지역에서 폐식용유를 재활용하고 환경 활동을 이어가도록 ‘돕는’ 구조를 지향한다. “저희가 다 하는 게 아니라, 각 지역의 학생들이 그 지역에서 직접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돕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김 양은 강조했다.
내년에는 노드 앵글리아 에듀케이션(Nord Anglia Education)의 ‘사회공헌 프로젝트 지원금(Social Impact Project Grant)’을 통해 후원과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80여 개 노드 앵글리아 계열 학교의 학생 주도 사회·환경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유엔 SDGs 달성에 기여하는 활동을 돕는다. 김 양은 이를 발판 삼아 더 많은 교육 프로그램과 워크숍을 열고, 더 많은 나라의 학생들과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모든 환경 보호의 시작은 공감입니다”

환경 보호에 관심 있는 또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김 양은 ‘공감(Empathy)’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저는 환경 보호의 모든 시작이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살아갈 미래의 지구가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고, 그 마음에서 작은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는 처음의 두려움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저희도 b+eco를 시작할 때는 ‘이 작은 프로젝트가 정말 환경에 도움이 될까’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직접 활동하며 깨달은 건, 세상을 바꾸는 일은 거대한 프로젝트 하나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작은 실천들이 모일 때 비로소 큰 변화를 만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김 양은 마지막으로 또래들에게 당부를 남겼다. “자신의 프로젝트가 너무 작다고, 혼자서는 아무 영향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작은 아이디어 하나도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그 영감은 또 다른 행동으로 이어져 훨씬 큰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실천 하나를 시작해 보세요. 우리 모두가 함께 지구를 지킬 때, 더 나은 미래는 반드시 만들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About chaovietnam

chaovietnam

Check Also

Edu Info – 호찌민에 뿌리내린 ‘책나무’

“아이들이 영어·수학 선행학습은 열심히 하지만, 정작 책을 읽고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힘은 충분히 다뤄지지 …

답글 남기기

Verified by MonsterIns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