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한 인도네시아에서 15일(현지시간) 대학생들이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붕 카르노 대학교 학생회는 이날 오전 자카르타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에 6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시위대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역대급으로 치솟은 미국 달러화 대비 루피아화 환율을 안정시키고 국가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시위대는 또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기름값 인상을 재검토하고 군국주의적 행태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말 중동전쟁이 시작된 이후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달러화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은 역대급으로 치솟았다. 최근까지 1달러당 1만8천 루피아(약 1,539원)대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환율 방어를 위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루피아화 가치는 올해에만 7.5% 넘게 하락했으며, 6%가량 떨어진 인도 루피화를 제치고 아시아에서 가장 부진한 통화로 기록됐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루피아화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외화보유액도 2024년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악화한 경제 상황 속에서 정부의 급격한 기름값 인상이 이번 시위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리터(ℓ)당 1만2천400루피아(약 1,050원) 수준으로 억제하던 비보조금 휘발유 가격을 1만6천250루피아(약 1,387원)로 30% 넘게 인상했다.
기름값 상승은 생필품 가격 인상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오토바이 이용이 많은 인도네시아에서는 기름값 인상에 민감한 만큼, 종종 정권을 위협할 수준의 대규모 시위로 번지기도 한다.
시위대는 아울러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경제 실정에 대한 책임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