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증시가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정보 공백기’에 진입하면서 추가 조정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현지 대형 증권가에서는 호찌민증권거래소(HOSE)의 벤치마크 지수인 VN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1,700선 아래로 밀려날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보수적인 접근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16일 현지 티엔비엣증권(TVS)이 발간한 최신 시장 전략 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1,928포인트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VN지수는 모멘텀 고갈로 촉발된 차익 실현 매물을 견디지 못하고 빠르게 밀려났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거센 순매도 공세를 펼치며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TVS 분석팀은 “최근 글로벌 자금이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기술주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반면, 베트남 증시는 기술주가 부재한 데다 빈그룹(Vingroup) 등 특정 대기업에 시가총액 편중도가 너무 높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단호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이달 본격적인 조정 장세가 펼쳐질 경우 VN지수가 1,700~1,750선까지 후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의 조정 압력과 함께 시중 유동성(거래대금) 둔화가 맞물리며 지수를 떠받칠 하방 지지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관세 정책 리스크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만약 주도주들이 빠르게 반등하는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전개되더라도 거래량 부족 탓에 1,800~1,850선 박스권에서 지루한 공방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도 경계 신호가 켜졌다. 현재 1,800선은 단기 강력한 저항선으로 바뀌었으며, 기술적 1차 지지선은 200일 이동평균선(MA200) 부근인 1,750선에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TVS는 “지난 3월 조정장 당시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VN지수는 통상 200일 이평선을 하향 돌파(데드크로스)한 이후에야 진바닥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새로운 촉매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심리적 마지노선인 1,700선 아래까지 깊은 조정을 받을 시나리오를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번 조정으로 인해 석유가스 및 부동산 등 일부 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최근 5년 평균치까지 내려온 점은 대기 자금에 매력적인 요소로 꼽혔다. 투자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는 섣부른 저점 매수보다는 시장이 확실하게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 신호를 확인한 후 진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자문했다. 이어 포트폴리오 구성 시에는 업황 저점을 통과 중인 석유가스 섹터나 지수 방어력이 있는 빈그룹 등 철저하게 거래대금이 유입되는 주도주 위주로 압축 대응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