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시대의 궁핍함, 생존을 위한 자구책 담긴 기록 사진 공개

보조금 시대의 궁핍함, 생존을 위한 자구책 담긴 기록 사진 공개

출처: VnExpress
날짜: 2026. 5. 20.

베트남의 이른바 ‘보조금 시대(Thời bao cấp)’를 지나온 세대들의 기억 속에 생존을 위한 치열했던 삶의 단면들이 기록 사진을 통해 공개됐다. 최근 역사 자료 수집 그룹들은 당시의 궁핍한 현실 속에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시민들이 선택했던 다양한 직업군을 담은 사진들을 공유했다.

보조금 시대는 북부 지역의 경우 1964년부터, 전국적으로는 1976년부터 1986년까지 지속되었다. 당시 대부분의 생필품은 국가의 배급 쿠폰과 쌀 배급 책자를 통해 분배되었으며, 물자가 극도로 부족해 시민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부업에 매달려야 했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직업 중 하나는 볼펜 잉크 충전이었다. 언론인 다니엘 루셀(Daniel Roussel)과 필립 존스 그리피스(Philip Jones Griffiths)가 1985년 촬영한 사진에는 길거리에서 주사기로 볼펜 잉크를 채워주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당시 볼펜은 귀한 물건이었기에 잉크가 떨어지면 버리는 대신 다시 채워 쓰는 것이 일상이었다.

자전거 타이어 수리점도 보조금 시대의 상징적인 풍경이다. 외교관 존 람스덴(John Ramsden)이 촬영한 사진 속 자전거 타이어 절단 수리점은 당시의 물자 부족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역사학자 즈엉 쭝 꾸옥(Dương Trung Quốc)은 “자전거를 소유하기도 어려웠지만, 부품을 구하는 것은 더욱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배급받은 타이어 규격이 자신의 자전거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타이어 내부의 철심을 잘라 크기를 맞추거나 낡은 타이어에 생고무를 덧대어 재생하는 업종이 생겨날 정도였다.

신발 수리업 또한 흔했다. 당시 대부분의 시민은 고무나 플라스틱 샌들 한 켤레로 일 년을 버텼으며, 신발이 끊어지면 길거리 수리공을 찾아 고쳐 신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또한 동네마다 설치된 ‘서비스 위원회’는 물 끓이기, 배급품 대리 수령, 설날 뗏(Tết)을 위한 떡 ‘반쯩(Bánh chưng)’ 삶기 대행 등 주민들의 부족한 일손을 돕는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국가 배급소의 점원들은 막강한 권한을 가진 직종으로 여겨졌으며, 상업 관련 기초 교육을 이수해야만 창구 뒤에 설 수 있었다. 이번에 공개된 다니엘 루셀, 필립 존스 그리피스, 존 람스덴의 기록 사진들은 물자가 귀했던 시대,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치열하게 일상을 영위했던 베트남 시민들의 생생한 모습을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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