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02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무대가 될 베트남 푸꾸옥의 ‘APEC 컨벤션·전시센터’가 보잉 여객기 100대에 달하는 1만 2천t 규모의 초대형 철골 지붕을 성공적으로 들어 올리며 웅장한 윤곽을 드러냈다. 특히 베트남 현지 건설사가 세계 최고 난도로 꼽히는 대형 무주(無柱) 철골 구조물 시공 기술을 완벽히 마스터해 내며 자국 건설 기술력을 세계에 증명했다.
17일 베트남 대형 개발사 선그룹(Sun Group)과 시공 업계 등에 따르면, 푸꾸옥에 건설 중인 2027 APEC 컨벤션·전시센터의 핵심 철골 지붕 인양 및 조립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선그룹이 투자하고 대형 철골 구조물 전문 기업인 다이중그룹(Dai Dung)이 시공을 맡은 이 프로젝트는 푸꾸옥 내 약 16헥타르(ha) 부지에 총연면적 15만 7,000㎡ 규모로 건립 중이며, 최대 1만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이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은 내부 중심에 기둥이 단 하나도 없는 11,050㎡ 규모의 전시장 및 회의 공간이다. 기둥 없이 탁 트인 공간의 수평 거리를 뜻하는 ‘확보 경간(Vượt nhịp)’이 무려 81m에 달한다. 건축 공학 전문가들은 이 센터가 최종 완공되면 전 세계에서 기둥이 없는 가장 거대한 단일 무주 연회장(Ballroom)으로 세계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초고난도 설계를 현실화하기 위해 지붕 전체에 투입된 철골조의 총무게는 1만 2,000t에 이른다. 전체 지붕 구조는 길이 300m, 너비 165m, 높이 약 40m 규모로 펼쳐져 있으며 총 13개의 주 트러스(Nhịp chính)로 구성된다. 이 중 양 끝단에 위치한 박공지붕 형태의 트러스 무게는 기당 722t에 달하며, 중간에 배치된 구조물들 역시 개당 677~703t 사이를 오가는 육중한 규모다.
현지 엔지니어들은 이 거대한 구조물을 지상에서 여러 개의 모듈(Modul)로 사전 조립한 뒤 상부로 인양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개별 모듈 중에는 단일 무게만 250t에 육박하는 부품도 포함되어 있다. 선그룹과 시공단은 이를 안전하게 들어 올리기 위해 스위스의 세계적인 중량물 인양 전문 기업 헤베텍(Hebetec)의 첨단 유압 스트랜드 잭(Hydraulic Strand Jack) 공법을 전격 도입했다. 이 기술은 밀리미터(mm) 단위의 정밀한 컴퓨터 제어를 통해 수백 t의 철골 구조물을 안전성 누출 없이 고도 40m 상공으로 인양해 안착시키는 최고난도의 건설 기술이다.
현대 건축 산업에서 기둥이 없는 대공간 철골 구조 시공 능력은 공항 여객터미널, 대형 경기장, 국제 전시장 등을 짓기 위한 필수적인 핵심 지표로 평가받는다. 다이중그룹을 비롯한 베트남 기술진이 이번 대형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해외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난도 기술을 완벽히 내재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그룹의 공정 업데이트에 따르면, 공사 시작 약 10개월이 지난 현재 철근콘크리트 하부 구조물 공사는 90% 이상 완료되었으며 지붕을 구성하는 대형 철골조의 막바지 인양·결합 단계가 한창이다. 2027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당국과 건설업계는 전 역량을 집중해 조기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