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공화당 내부에 ‘이란 전쟁’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책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교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에너지 가격 폭등과 민생 경제 악화로 이어지자, 공화당 의원들과 전략가들 사이에서 선거 패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폴리티코와 워싱턴포스트(WSJ)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월 개전 이후 두 달간 이어진 전쟁의 불똥이 미 전역의 주유소로 튀고 있다. 가스버디(GasBuddy) 조사 결과, 4월 한 달간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다. 전쟁 전 3달러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상승이다.
특히 이란이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연료 및 비료 가격이 동반 상승하자 농촌 지역구 의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공화당 팀 버쳇(Tim Burchett) 하원의원은 “매일 유권자들로부터 유가와 비료값 상승에 대한 항의를 받고 있다”며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공화당에 책임을 물을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여론 지표도 심상치 않다. 퓨(Pew) 리서치 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9%가 유가 상승에 우려를 표했으며, 이 중 45%는 ‘극도로 우려된다’고 답했다. 실제 최근 조지아주 하원의원 특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긴 했으나,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거뒀던 37%포인트의 격차가 12%포인트로 대폭 줄어들며 민심 이반 현상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이에 따라 공화당 내부에서도 ‘전쟁 조기 종료’와 ‘출구 전략’에 대한 요구가 분출되고 있다. 조쉬 홀리(Josh Hawley) 상원의원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전쟁을 끝낼 방법을 생각해야 할 때”라며 “에너지 가격을 낮추기 위한 신속한 퇴각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존 허스테드(Jon Husted) 상원의원 역시 “대통령은 몇 달이 아닌 몇 주 안에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공화당을 코너로 몰아넣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매주 표결에 부치며 공화당 의원들의 ‘충성심’과 ‘민심’ 사이의 갈등을 자극하고 있다. 팀 케인(Tim Kaine) 민주당 상원의원은 “공화당원들도 속으로는 군대와 납세자에게 가해지는 압박에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공세를 높였다.
현재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 성과를 홍보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와 평화 협상 난항으로 인해 5월 중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애리조나의 베테랑 전략가 배럿 마슨(Barrett Marson)은 “시간은 대통령과 공화당의 편이 아니다”라며 “11월 선거가 다가올수록 전쟁 경제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퇴양난에 빠진 공화당이 트럼프의 ‘강한 미국’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성난 민심을 잠재울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백악관의 다음 행보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