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꼽히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이 역대 최다 여객 수송 기록을 갈아치우며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베트남을 잇는 노선이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창이공항의 활황을 뒷받침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창이공항공사(CAG)가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최근 12개월간 창이공항을 이용한 여객 수는 총 7,04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최고 기록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1분기(1~3월)에만 1,760만 명의 여객이 창이공항을 찾았으며, 항공기 이착륙 횟수는 9만 5,300회에 달했다. 현지 매체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중동 노선의 여객량이 80%나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아시아와 유럽 시장의 강력한 수요가 이를 상쇄하며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CAG는 중동 노선의 대규모 결항 사태에 대응해 지난 3월 한 달간 런던, 프랑크푸르트, 파리, 시드니 등을 잇는 대체 항공편 90여 편을 긴급 투입하는 등 유연한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국가별로는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호주, 인도가 창이공항의 5대 핵심 시장 지위를 유지했다. 특히 베트남 시장은 전년 대비 26.5%라는 압도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여객 증가를 주도했다. 중국 시장 역시 약 18% 성장하며 뒤를 이었다. 가장 붐비는 노선은 쿠알라룸푸르, 방콕, 자카르타, 도쿄, 홍콩 순이었다.
동남아시아와 호주로의 네트워크 확장도 가속화되고 있다. 저가항공사(LCC) 스쿠트(Scoot)는 태국 치앙라이와 인도네시아 팔렘방 노선을 추가했으며, 젯스타(Jetstar)는 호주 선샤인 코스트와 뉴캐슬 노선을 신설해 창이공항과 호주를 직접 잇는 도시를 9곳으로 늘렸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도 시작됐다. CAG는 2터미널(T2) 남쪽 부지에 고소득층(CIP)과 VVIP 고객을 위한 전용 터미널 및 복합 서비스 단지 건설에 착수했다. 2027년 중순 완공 예정인 이 터미널은 전용 라운지, 개별 휴식실, 고급 다이닝 공간을 갖추게 되며, 일반 승객과 분리된 전용 체크인 및 탑승 통로를 제공한다.
앙 시우 민(Ang Siew Min) CAG 수석 부사장은 “점점 높아지는 개인 맞춤형 프리미엄 서비스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이번 전용 터미널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창이공항은 세계적인 항공 서비스 조사 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trax)로부터 ‘2026년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2025년에 이어 2년 연속 정상을 차지한 창이공항은 이번 역대 최다 여객 기록 달성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허브 공항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