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이란의 모든 항구를 봉쇄하기 위해 대규모 군사력을 집결시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세계 에너지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끝이 보 인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에서 열릴 예정인 미국과 이란 간의 2차 회담을 언급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외교적 수사와 달리 미군의 움직임은 전례 없이 공격적이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현재 약 10,000명의 병력과 10여 척의 군함이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에서 이란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을 차단하는 봉쇄 작전을 수행 중이다.
여기에 항모강습단인 ‘조지 H.W. 부시’호와 상륙준비단 ‘복서’호 등이 이달 말 중동에 추가 배치될 예정이다. 미군은 항공모함의 감시 능력과 구축함의 기동성을 결합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봉쇄 첫 24시간 동안 이란 항구로 향하던 상선 6척이 미군의 지시에 따라 회항하는 등 물리적인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이러한 조치를 “불법적 봉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이란 무장정부 통합사령부의 알리 압돌라히 소장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페르시아만과 홍해를 통한 그 어떤 수출입 활동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규모 병력 집결이 오히려 이란의 공격 사정권 내로 들어가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란은 드론(UAV), 무인 공격정, 쾌속정 등을 동원해 근거리에서 미군을 기습할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이 해협 곳곳에 매설한 기뢰는 속도가 느린 대형 상선들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문제는 미군 함정들이 기뢰 제거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이란의 공격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해상 보험사들이 보험 인수를 거부하고 있으며, 선박들의 통행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페르시아만에는 약 800여 척의 선박이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협상’이 실질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화약고로 남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