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소와 과일의 잔류 농약 문제는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 환경단체 EWG가 발표한 ‘2026 농산물 쇼핑 가이드’에서 시금치가 가장 지저분한 식품 1위로 선정되면서 식재료 세척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영양 전문가 람러이섬(Lam Loi Sam)은 순환하는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농약을 제거하는 가장 안전하고 간단한 방법이라고 강조하며, 잘못된 세척법은 오히려 농약을 식품 속으로 침투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재료의 특성에 따라 세척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시금치, 청경채와 같은 잎채소는 농약이 쌓이기 쉬운 뿌리와 줄기 부분을 먼저 잘라낸 뒤 흐르는 물에 직접 씻어내야 한다. 그 후 작은 물줄기를 튼 채로 10~15분 정도 담가두는 것이 좋다. 양배추처럼 잎이 겹겹이 쌓인 채소는 농약 노출이 가장 심한 겉잎을 제거하는 것이 필수다.
감자, 고구마, 무 등 뿌리채소는 흙과 박테리아가 많으므로 먼저 흙을 씻어낸 뒤 부드러운 솔로 문지르며 씻어야 한다. 껍질을 벗겨 먹을 예정이라도 세척 후 깎아야 칼을 통해 농약이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브로콜리와 같은 꽃채소는 구조가 복잡해 세척이 어려우므로 작게 조각낸 뒤 물속에서 여러 번 흔들어 씻고, 작은 물줄기를 꽃봉오리 사이사이로 흘려보내야 한다.
딸기와 포도 등 작은 과일류는 세척 시 주의가 더 필요하다. 포도나 방울토마토는 꼭지를 아주 짧게 남기고 가위로 잘라 세척해야 수관을 통해 오염된 물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딸기는 세척 전 꼭지를 떼어내면 농약이 침투할 수 있으므로, 꼭지가 달린 상태로 흐르는 물에 10분 정도 씻은 뒤 먹기 직전에 제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식재료를 씻을 때 소금물이나 베이킹소다에 너무 의존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과학적으로 농도 조절이 어려운 소금물보다는 흐르는 물이 농약 제거에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먼저 씻고 나중에 자르는 것’이다. 먼저 자른 뒤 씻으면 단면을 통해 농약이 들어가고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C 등이 대량으로 손실된다. 젓가락 굵기 정도의 작은 물줄기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씻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안전한 식탁을 차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