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간의 날 선 외교 갈등도 한 아이의 순수한 친절 앞에서는 무력했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최근 일본 오키나와를 여행하던 중국인 여성 유유(Yuyu)씨가 현지 초등학생에게 받은 뜻밖의 호의가 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사건은 이달 초 오키나와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시작됐다. 일본어에 서툰 유유씨가 복잡한 노선도를 보며 당황해하자, 한 초등학생 소녀가 먼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소녀는 영어와 번역기 앱을 동원해 목적지까지 가는 법을 상세히 안내했고, 두 사람은 같은 버스에 올랐다. 유유씨는 소녀가 버스 앞좌석에 앉아 무언가 열심히 적는 모습을 보며 그저 숙제를 하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녀가 버스에서 내리기 직전 유유씨에게 건넨 것은 숙제장이 아닌 1,000엔(약 17만 동) 지폐와 작은 쪽지였다. 쪽지에는 “이 돈으로 버스비를 내세요. 오키나와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진심 어린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당황한 유유씨가 돈을 돌려주려 했으나, 소녀는 이를 한사코 거절한 채 서둘러 버스에서 내렸다.
유유씨는 “오키나와의 푸른 바다보다 버스 안에서 쪽지를 꾹꾹 눌러 쓰던 소녀의 뒷모습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이 1,000엔은 평생 쓰지 않고 간직할 것”이라고 전했다. 며칠 뒤 그녀는 보답하기 위해 사탕을 들고 해당 정류장을 다시 찾았지만, 소녀를 다시 만날 수는 없었다.
이번 미담은 최근 급격히 냉각된 중일 관계 속에서 전해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일본 관광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360만 명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다. 특히 중국 본토 관광객은 외교적 긴장 여파로 전년 대비 61%나 급감한 38만 5,300명에 그쳤다.
오키나와는 본토와 차별화된 류큐 문화와 세계적인 장수 마을(블루존)로 유명한 일본 최남단의 관광지다.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갈등으로 발길이 뜸해진 중국 관광객들에게 아이의 순수한 환대가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라며 “민간 차원의 이러한 따뜻한 교류가 경직된 양국 관계에 작은 숨통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