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역내를 관통하는 시르다리야강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자동 수량계측 시스템 구축에 합의했다.
11일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TCA)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5개국 대표들은 최근 카자흐스탄 남부 투르키스탄주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실무진은 다음달 말까지 구성될 전망이다.
합의는 옛소련 시절 구성된 중앙아시아 5개국 협의체인 ‘국가간수자원조정위원회'(ICWC) 회의에서 이뤄졌는데, 기후 변화로 시르다리야강 수량 부족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관련국들이 갈등 대신 협력을 선택함으로써 수자원 외교의 중요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길이 2천200여㎞인 시르다리야강은 나린강과 카라 다리야강의 합류 지점인 페르가나 계곡에서 형성돼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을 지나 북아랄해에 유입된다.
나린강은 키르기스스탄에서 발원하기 때문에 이들 4개국이 시르다리야강 관리를 맡고 있다.
시르다리야강 수량은 주로 농업지역에 공급되고 일부는 수력발전에 쓰인다.
강물 이용과 관련해 공유국들 간 이해관계가 늘 일치하지는 않았다. 강물은 상류지역에선 수력발전, 하류지역에서는 여름철 농작물 재배에 이용되면서 의견 조율이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정확한 수량 계측과 시의적절한 자료 공유는 강물의 효율적 이용에 큰 도움이 된다.
시르다리야강과 함께 대표적인 중앙아시아 강인 아무다리야강을 비효율적으로 이용함으로써 관련국들은 그동안 큰 경제적 손실을 봤다.
세계은행은 경제적 손실이 연간 45억달러(약 6조4천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각각 국내 시르다리야강 유역에 자동수량계측소를 5개씩 구축하고 있다.
이번 투르키스탄주 회의에서 양국은 계측소 구축을 위한 무상원조 자금 확보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이 시스템을 유역의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카자흐스탄과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은 타지키스탄의 바흐리 토지크 저수지에 대한 여름철 운영 일정에 합의한 바 있다.
상류국가 타지키스탄이 여름에 저수를 방류해야 하류국가인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은 가뭄을 겪지 않고 목화 등 농작물 재배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
중앙아시아에선 양대 젖줄인 사르다리야강과 아무다리야강이 톈산산맥과 파미르고원의 빙하 융해수에 전적으로 의존하는데, 빙하가 옛 소련 시절에 비해 약 36% 소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물 부족 현상은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국가의 안보와 에너지, 식량, 경제구조를 뒤흔드는 최대 위기로 부상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