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및 드론(UAV) 보복 공습으로 중동 지역 미 해군 작전의 핵심 두뇌인 바레인 해군기지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번 사태로 미국의 중동 내 방공망 취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미 국방부(펜타곤)가 군사기지 이전 및 전면적인 주둔 전력 재구조화 검토에 착수했다.
27일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 및 미 국방부 공공 건설 지출 내역 종합 공시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감행한 보복 공습 당시 미 해군 5함대의 모항이자 중동 해군 작전의 총지휘부인 바레인 ‘해군지원활동(NSA)’ 기지가 정밀 타격을 받았다. 당초 미 군당국은 인명 피해가 없고 작전 수행에 지장이 없다며 피해를 축소 발표했으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위성사진 분석과 전·현직 군 관계자 인터뷰를 토대로 지난 25일 보도한 실상은 달랐다. 이번 공습으로 NSA 기지의 핵심 심장부인 기지 사령부 건물과 10여 개 이상의 부속 건물, 위성 통신 시스템이 대거 파괴됐다. 특히 개전 초기 이란의 정밀 타격으로 한 기당 2천만 달러(한화 약 277억 원)에 달하는 첨단 위성통신 기지 ‘AN/GSC-52B’ 2동과 통신 관리 시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바레인 NSA 기지는 지난 1971년 영국 해군기지가 있던 자리에 건설된 이후 50년 넘게 확장 과정을 거치며 미국인 학교, 대형 쇼핑몰, 레스토랑 등을 갖춘 ‘작은 미국 도시’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중동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을 통해 이란이 보유한 고성능 유도 미사일과 정밀 드론의 위력이 증명되면서, 과거 기술 수준에 맞춰 설계된 기지의 구조적 취약점과 시스템적 구멍이 완전히 폭로됐다고 진단했다. 전 중동 미 해군 사령관 존 밀러는 “50년 넘게 기지를 다단계로 확장해 오다 보니 현시점의 정밀 타격 무기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라고 시인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번 이란과의 충돌에서 미군이 지출한 총전쟁 비용을 약 400억 달러로 추산했으며, 이 중 미군 기지 파괴로 인한 재산 피해액만 최소 40억 달러에서 최대 9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WSJ은 펜타곤이 바레인 기지 건물의 단순 재건축에만 약 4억 달러를 투입해야 하지만, 내부 첨단 장비 복구 비용까지 합치면 실제 예산은 이를 수 배 이상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심각한 초토화 피해는 미국으로 하여금 중동 내 군사 거점의 전면적인 재배치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펜타곤이 바레인 기지의 전면적인 구조 개혁은 물론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주둔 중인 미군 전력을 축소하고, 기지 다수를 이란의 미사일 사정권 밖인 서쪽 지역으로 후퇴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핵심 지휘통제 센터를 지하 깊숙이 매설하고 전력을 중동 전역으로 얇게 분산시키는 ‘분산형 방어 전략’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전 미국 공군 차관보 라비 차우드하리 박사는 “미군이 방어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이란의 미사일이 핵심 인프라를 뚫어냈다”라며 “이는 지난 10년간 이란이 타격 정밀도와 사거리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향후 어떤 시설을 재건하고 어떤 기지를 포기하느냐에 따라 중동 내 워싱턴의 군사적 위상과 영향력 지도가 완전히 새로 그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