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향한 군사·외교적 지원 체계를 잇달아 재편하고 있다. 발트해 연안 국가들이 무인기(UAV) 공동 생산과 방공망 협력을 강화하고 독일이 대규모 포탄 지원 예산을 추가 집행한 반면, 불가리아가 무기 공급 중단을 선언하는 등 유럽 내부의 기류가 미묘하게 교차하고 있다.
12일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 및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개최된 ‘북유럽-발트 정상회의’를 계기로 라트비아와 무인기 협력 협정을, 에스토니아와는 국방 협력 선언을 각각 체결하며 안보 결속을 대폭 강화했다. 라트비아와의 협정은 무인기 공동 생산, 핵심 기술 공유, 국방 연구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에스토니아와의 선언을 통해서는 방위 산업 고도화, 방공망 구축, 양국 군사 경험 및 전술 정보 교환을 공식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의 핵심 화력인 포탄 공급을 위한 서유럽 강소국들의 재정 지원도 이어졌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체코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 이니셔티브’에 3억 유로(한화 약 4400억 원)를 추가로 분담하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방산 공급망을 가동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우회 공급하는 이 공동 프로젝트는 지난 2024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군에 300만 발 이상의 포탄을 적기에 인도하는 성과를 냈다.
반면 동유럽권 일각에서는 지원 이탈 조짐이 가시화되며 우크라이나 전선에 불리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디미타르 스토야노프 신임 불가리아 국방장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불가리아는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격 선언했다. 불가리아 관영 BTA 통신에 따르면 스토야노프 장관은 모스크바와 키이우 양측이 즉각 전쟁을 멈추고 공평한 평화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유럽연합(EU)이 객관적인 중재자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가 공을 들이고 있는 유럽연합(EU) 조기 가입 전선에는 새로운 외교적 진입 장벽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유럽연합 핵심 5개국은 향후 새롭게 편입될 신규 회원국에 대해 일정 기간 이사회 투표권을 잠정 제한하고, 법치주의 이행 여부를 감시할 추가적인 보증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을 발의했다. 이 같은 제도적 제동 장치는 오는 2028년 합류를 목표로 하는 몬테네그로를 비롯해 알바니아, 우크라이나, 몰도바 등 가입 절차를 서두르고 있는 동유럽 및 구소련권 국가들의 행보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