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아이 쓰아 황 티(Ngày xưa Hoàng Thị)’, ‘드아 엠 띰 동 호아 방(Đưa em tìm động hoa vàng)’ 등 베트남 국민들의 심금을 울린 수많은 시를 남긴 팜 티엔 트(Phạm Thiên Thư, 본명 팜 김 롱) 시인이 향년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8일 유족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팜 티엔 트 시인은 전날 오후 4시 15분께 호찌민시 자택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고인의 빈소는 호찌민시 빈 응이엠(Vĩnh Nghiêm) 사찰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8일부터 조문객을 맞이한다.
1940년생인 고인은 베트남의 전설적인 음악가 팜 주이(Phạm Duy)와 협업하며 시와 음악의 완벽한 결합을 선보인 인물로 추앙받는다. 특히 그의 대표작 ‘응아이 쓰아 황 티’는 학교 앞길에서 좋아하는 여학생의 뒤를 묵묵히 따르던 수줍은 소년의 마음을 그려내며, 팜 주이의 선율을 타고 시대를 초월한 국민 애창곡이자 청춘의 상징이 됐다.
고인은 세속의 사랑뿐만 아니라 불교적 철학을 시문학에 녹여내는 데도 탁월한 성취를 보였다. 1973년 전국 문학상 1위를 수상한 ‘도안 쯔엉 보 타잉(Đoạn trường vô thanh)’은 베트남의 고전 ‘쭈옌 끼에우’의 후속편 격인 작품으로 3천 구 이상의 육팔체(Lục bát) 시로 쓰여 문단의 극찬을 받았다. 또한 금강경, 법구경 등 불교 경전을 시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들은 종교적 깊이와 문학적 아름다움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을 기억하는 이들은 그가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늘 겸손하고 소탈했다고 입을 모은다. 호찌민시 10군 박 하이(Bắc Hải) 지역에서 ‘카페 호아 방(Café Hoa Vàng)’을 운영하며 찾아오는 문인들과 격의 없이 차를 나누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지인들은 고인을 두고 “도시 한복판에 살면서도 마음은 늘 멀리 떨어진 ‘황금 꽃동굴’에 머물던 도사 같은 시인이었다”고 회고했다.
팜 티엔 트 시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서정적인 시어와 이미지는 베트남인들의 가슴속에 영원한 ‘올드 사이공’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