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권고 거부…안보 우선 기조 선명

인도네시아, 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권고 거부…안보 우선 기조 선명

씬짜오베트남 편집부 번역·정리
출처: Cafef
날짜: 2026. 5. 1.

유럽연합(EU)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향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며 자국의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동 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인도네시아는 러시아로부터 대규모 원유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실리 외교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바드 나빌 아 물라첼라 인도네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0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비축량 확보가 현재 국가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지정학적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는 것은 핵심적인 국가 이익이라며, 안정적이고 저렴한 연료 공급을 위해 미국, 러시아, EU를 포함한 모든 파트너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입장은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아세안(ASEAN) 국가들에 러시아산 원유 소비를 제한해달라고 촉구한 직후 나왔다. EU 측은 러시아가 원유 수출 수익을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대체 공급원을 찾을 것을 압박해 왔다. 하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발 에너지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신흥국들의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인도네시아의 행보는 구체적인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이후 인도네시아는 러시아산 원유와 액화석유가스(LPG)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대통령의 동생인 하시임 조요하디쿠수모는 이번 계약 규모가 최대 1억 5천만 배럴에 달할 수 있으며, 이 중 초기 1억 배럴은 러시아로부터 ‘특별 가격’에 공급받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서방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당국은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세안-EU 회의 등 국제 무대에서도 제재에 동참하기보다 양자·다자간 협력 증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아르마나타 나시르 외교부 차관은 인도네시아의 중점이 특정 제재에 휘말리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안정을 꾀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관세 합의의 일환으로 미국으로부터 45억 달러 규모의 원유와 35억 달러 규모의 LPG를 수입하는 등 미국과의 에너지 협력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을 위해 러시아라는 선택지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도 국내 경제 안정을 위해 러시아산 연료에 대한 접근권을 유지하며 공급망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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