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한 허리 통증이나 근골격계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운 요통의 원인이 신장 종양으로 밝혀지는 사례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호찌민에 거주하는 47세 여성 탐 씨는 지속적인 허리 통증을 느껴 허리 디스크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신장에서 약 4cm 크기의 종양을 발견했다.
22일 호찌민 탐아인(Tam Anh) 종합병원 비뇨기·신장·남성학 센터의 레 푹 리엔(Le Phuc Lien) 박사에 따르면, 신장 종양 환자는 척추 질환이나 근육통과 유사한 부위에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이는 통증 위치가 좌골 신경이나 등 근육의 통증 부위와 겹치기 때문이다. 탐 씨의 경우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신장에 혈관근지방종(AML)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4cm 정도의 양성 종양은 증상이 없으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진행한다. 하지만 탐 씨는 종양이 신문(신장의 혈관이 드나드는 곳) 부위에 위치해 큰 혈관과 신우를 압박하며 통증을 유발하고 있었다. 신문 부위는 공간이 좁고 주요 혈관이 밀집해 있어 종양 제거 시 출혈 조절이 어렵고, 자칫 신장 전체를 적출해야 할 위험이 크다.
이에 의료진은 신장을 보존하고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빈치 Xi(Da Vinci Xi)’ 로봇 수술을 결정했다. 리엔 박사는 로봇 팔을 정교하게 조작해 정상적인 신장 조직을 건드리지 않고 좁은 틈 사이로 종양만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탐 씨는 수술 하루 만에 거동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되어 이틀 만에 퇴원했다.
신장 혈관근지방종은 가장 흔한 양성 종양 중 하나지만, 기형적인 혈관이 많고 혈관벽이 약해 파열될 경우 복막 뒤 공간에 대량 출혈을 일으키는 ‘분덜리히 증후군(Wunderlich syndrome)’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대부분 증상이 없어 복부 초음파 검사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종양이 배설 시스템을 침범할 경우 혈뇨나 복부 혹이 만져지기도 한다.
리엔 박사는 “40세 이상의 여성이나 결절성 경화증 등 유전 질환이 있는 경우, 의심 증상이 있다면 조기 검진을 통해 출혈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종양이 작고 통증이 없다면 6~12개월마다 정기 검사만 받으면 되지만, 크기가 크거나 통증이 있고 파열 위험이 높을 경우 혈관 색전술이나 신장 보존 절제술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