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시에 위치한 90㎡(약 27평) 규모의 아파트가 그리스 고대 건축의 시각 예술에서 영감을 받은 곡선 설계와 중립적인 톤을 통해 세련된 휴양지 같은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침실 2개를 갖춘 이 집은 본래 화이트 톤의 미니멀리즘 스타일이었으나, 건축 구조를 크게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공간의 깊이와 확장감을 부여하려는 집주인의 요청에 따라 대대적인 공간 리모델링이 진행됐다.
설계팀은 고대 그리스 건축의 ‘착시 예술’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구역별 비율과 선의 흐름을 조정했다. 실제 구조는 유지하되 시각적인 인지 방식을 변화시켜 집이 실제보다 더 넓고 균형 잡혀 보이도록 유도한 것이 특징이다. 집안 곳곳에는 직선 대신 부드러운 곡선이 쓰였다. 주방 수납장의 모서리는 둥글게 마감됐고, 구역을 나누는 파티션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이어지며, 벽체의 끝부분은 갑자기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감기듯 마무리되어 좁은 평수에서 느껴지는 날카롭고 답답한 느낌을 완전히 제거했다.
천장은 단차를 둔 ‘기어드 실링’과 세로로 길게 뻗은 라인 조명을 결합해 층고가 높아 보이는 효과를 냈다. 거실의 모든 시선이 닿는 곳에는 예술 작품과 오브제, 조명을 전략적으로 배치해 시각적 즐거움을 더했다. 주된 마감재는 빛을 은은하게 머금으면서도 눈에 피로를 주지 않는 매트한 질감의 콘크리트 효과 도장이 사용됐으며, 여기에 어두운 톤의 목재를 더해 공간의 무게감과 깊이를 형성했다.
그리스적 요소는 직접적이기보다 은유적으로 녹아있다. 거실 TV 선반 위에는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흉상이 놓였고, 침실에는 고전 건축 도면이 액자에 담겨 걸려 있다. 현관은 곡선형 벤치와 천장까지 닿는 붙박이장을 설치해 공간의 연속성을 확보했으며, 주방은 수납을 최적화한 미니멀한 디자인에 그레이 톤의 대리석 상판과 어두운 수납장을 조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안방은 밝은 톤을 기본으로 천장에서 벽으로 흐르듯 내려오는 곡선 디자인이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반면 작은 방은 침대 헤드보드를 검은 목재로 마감해 콘크리트 벽면과 대비를 이룸으로써 공간에 깊이감을 주었다. 욕실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광택이 도는 검은색 타일로 마감해 현대적이고 과감한 미감을 보여준다. 이번 프로젝트는 구조적 한계를 시각적 아이디어로 극복하여 아파트를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휴식처로 바꾼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